항생제 사용한 지 얼마안돼 또 쓰면 내성 생겨
항생제 내성(antibiotic resistance)이란 같은 항생제를 오랫동안 사용할 때 인체내에서 저항균이 생겨서 그 항생제가 더 이상 살균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항생제를 많이 사용하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큰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50대 주부인 김모씨는 지난 일주일 동안 아랫배가 아프고 소변을 볼 때마다 밑이 아파서 지난 번에 먹다 남은 항생제를 일주일간 먹었지만 소변 볼 때 아픈 증상이 계속되어서 병원을 찾아 왔다. 소변 검사상 방광염이 진단되었고 균배양 검사에는 각종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균에 방광이 감염된 사실이 밝혀졌다.
70대 초반의 박모씨는 평소 건강한 편이었지만 2주 전부터 기침과 함께 노란 가래가 심해 집에 있던 항생제를 복용했는데 아무 차도가 없었다. 기침은 더욱더 심해졌고 이틀전부터는 발열과 함께 온몸이 떨려서 병원에 갔는데 폐렴과 함께 폐혈증 증세가 나타나서 병원에 입원했다. 가래 검사상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폐렴 쌍구균이 나타났다. 박씨는 평소에도 감기 증상이 나타나면 스스로 항생제를 복용하곤 했다.
1941년 인류 첫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의학적으로 사용된 후 약 30년 후인 1970년대부터는 페니실린에 내성이 있는 폐렴 쌍구균이 발견됐다. 그 후에 페니실린을 보완한 항생제들이 개발되고 몇년 후에는 내성이 있는 균들이 발견되는 현상들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주위에서 흔히 볼수 있는 사례들을 보면 여성에게 흔한 방광염에 많이 사용되는 퀴놀론 계열의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대장균, 급성 기관지염이나 폐렴에 흔히 사용되는 페니실린 계열의 항생제나 지펙(z-pack)으로 불리는 항생제 등에 내성을 가진 폐렴 쌍구균, 현재 결핵약에 내성을 지닌 결핵균 등 이미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균의 출현으로 21세기 의학은 새로운 도전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행히 새로운 내성균에 대한 역학조사가 선진국에서는 잘 이루어지고 있고 내성균에 대한 항생제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일반인으로서 항생제 내성에 관해서 알고 지켜야 할 사실이 있다.
첫째, 한번 사용한 항생제를 짧은 시일 안에 다시 사용하는 경우가 항생제 내성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 된다.
즉, 방광염으로 항생제를 복용한 후 한 달 이내에 다시 방광염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다른 계열의 항생제로 바꾸어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일단 항생제를 시작하면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 세균성 기관지염으로 일주일간 항생제를 처방받고 항생제를 이틀 복용하고 증상이 좋아졌다고 약을 중단하면 내성균이 생길 수 있는 토양이 된다.
셋째, 방광염이나 만성 폐질환으로 기관지염이 잦은 환자의 경우 정기적으로 소변이나 객담검사를 통해서 항생제 내성 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항생제를 전문의와 상의한 후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영직 <내과전문의>
(213)383-9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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