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의 성탄 축하는 우주로부터 지구에 보내졌다. 지난 12월 25일 아침 페어뱅크스 서북부 20 마일 지점인 이스터 돔 로드(Easter Dome Road) 지역에 30초간 오로라(Aurora)의 장관 현상이 나타나 주민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는 기사가 일간지 1면에 큰 화보로 실렸었다. 태양 표면의 폭발로 우주공간에서 날아온 전기 입자가 대기 중의 산소 분자와 충돌해서 생기는 방전 현상으로 극지방에서만 나타나기 때문에 우리말은 극광(極光) 이라고 한다.
알라스카 관광청 초청으로 뉴욕에서 새벽에 출발, 시카고, 시애틀, 앵커리지를 경유하는 마크 항공사 비행기로 페어뱅크에 도착하니 심야이다. 내 평생 최장시간의 국내 비행기 여행인 것 같다. 도착 다음날은 페어뱅크스에서 60 마일 동북쪽에 체나 핫 스프링(Chena Hot Spring) 야외 온천과 개썰매 경주 구경, 썰매 탑승을 시켜 주어 엄청난 속도를 내는 개썰매의 공포감과 속도감을 즐기고 이름 모를 야생 동물 고기 스테이크로 만찬을 한 뒤 본격 우주쇼 감상을 위해 버스로 출발했다.
앵커리지에서 차로 가려면 3번 도로 노스를 타고 2만320피트의 최고봉 맥킨리(Mc Kinley)봉과 데날리(Denali) 국립공원을 거처 360마일 북상, 유콘(Yucon)강의 상류점인 페어뱅크스에 서 ‘Johansen Expressway’를 타고 서쪽으로 20 마일 지점 이스터에서 이른다. 이스터에서 돔로드를 따라 가면 ‘Wildlife Management Area’가 있는데 이곳에서 시야가 널찍한 곳을 찾아 주차하고 밤 12시정도 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때 차에 시동을 끄면 절대 안 된다. 히터를 꺼버리면 동사도 가능한곳 이기 때문에 방한복 방한화는 기본 이고 방한복에 장갑은 필수이다. 맨손으로 차 문고리라고 잡으면 그 순간에 동상에 걸려 버린다.
체온 유지를 위하여 음주 위반 사정내의 한잔도 권할만하다. 그리곤 지루하게 기다려야 한다. 페어뱅크스 관광성에서 우리를 안내하던 칼라 설리반양이 별안간 “Yeah They Come! They Come 하고 소리를 지르며 하늘을 가리킨다. 맥주도 한잔한데다 피로하기도 하고 지루해서 모두들 꾸벅 꾸벅 졸다가 정신을 차리고 밖을 내다보니 그 넓은 하늘에 광대하게 펼쳐지는 오로라 현상이 나타났다. 넋을 잃고 바라보니 비행운과는 좀 다르지만 구름이 길게 생기더니 서서히 하늘이 밝아지면서 길게 늘어섰던 구름이 약간 녹색으로 변하더니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중국의 민속놀이 용춤을 추듯이 온통 하늘 전체가 여러 갈래로 갈라졌다가 다시 합치고 길 다란 구름선이 뱀 두 마리가 꼬이듯 꼬여지고 폭이 넓어졌다 줄었다 사라지기도 하고 바다 속 해파리와 같은 형태의 둥그런 속으로 나를 빨아 당기고 해파리 형 주변의 늘어선 원형 벽들은 마구 춤을 추었다. 뮤지컬쇼 피날레에 커튼콜같이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기도 했다. 탄성의 연속의 그 황홀함은 이 세상 모든 것에서 느꼈던 그런 것들을 전부 합쳐 놓아도 아마 오로라 보다는 못하다. 본격적으로 오로라가 하늘에서 춤을 출 때 우리는 코 속이 얼어 버리는 이곳의 엄청난 추위를 무릅쓰고 버스 밖으로 나가 하늘을 우러러 보며 아이맥스 영화 스크린 수 천개를 합쳐 논 것 같은 하늘 스크린에 완전히 매혹 되었지만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오로라는 극 지점 가까운 곳에서 주로 발생 하고 짧은 10초 상연도 하고 어떤 때는 1분 이상 길게 상연되기도 하는데 우리는 운이 좋았는지 추워서 그랬는지 5분은 되는 것 같았다. 오로라 형태도 여러 종류인데 오늘의 것은 해파리 형태라고 한다. 더 멋진 모습을 보려면 6번 도로를 타고 북상하여 서클까지 가야하고 북으로 더 갈수록 그리고 더 추울수록 오로라는 더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 준다. 서클은 알라스카 도로의 맨 끝이고
그 이후는 개썰매가 유일한 육로 교통수단이다.
<뉴욕여행클럽 지미 김 646-251-7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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