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세자릿수’배경과 전망
한인 경제에 새해 벽두부터 원·달러화 환율 급락의 충격파가 닥치고 있다. 한국의 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 급락으로 원화 환율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던 1,000원선이 깨지면서 8개월여만에 다시 기준 환율이 세 자릿수가 됐다. 원화 환율 급락 현황과 배경, 앞으로의 전망과 영향을 분석해본다.
환율 약세 불안감에 달러매도 급증
일부선 900원대 시대 본격화 우려
■환율 현황
한국 외환시장은 지난해 상반기 수 차례 원·달러 환율 추락에 따른 1,000원선 붕괴를 경험했다. 이후 하반기 들어 달러당 1,040∼1,050원대를 유지했으나 12월 중순부터 다시 급락을 시작, 새해 들면서 장중 1,000원 붕괴 현상을 보이더니 4일 998.50원까지 내려가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마감가가 세 자리수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초 1,034원이던 것에 비하면 4일 종가인 998.50원을 기준으로 볼 때 한 달만에 3.5%나 급락한 셈이다.
■배경
현재 원화 환율의 급락 이유는 일단 한국 외환시장에서 달러 매도 물량이 급증하면서 달러의 공급이 수요를 크게 앞지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업들의 연말 유입 달러가 시장에 대거 나온 데다 올해 원·달러 환율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 속에 불안 심리에 따른 매도 러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상 중단 전망이 담긴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올해 달러 약화 전망을 더욱 크게 한 것도 이번 환율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영향과 전망
한국 정부가 원화 환율 급락을 막기 위한 시장 개입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는 있지만 전세계적인 달러 약세 현상을 감안할 때 올해 환율 900원대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올해 세계 경제 여건에 따라 원화 환율 급등으로 인한 충격이 닥칠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경기 향방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나 자본자유화 등의 영향으로 환율이 1,150원까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편 한인 경제의 경우 미국내 수입업체와 의류, 마켓 등은 지난해 이미 저환율 충격을 경험했던 터라 원화 환율 급락에 대한 내성이 생겼지만 세 자릿수 환율이 지속될 경우 원가 부담 상승에 따른 어려움이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으로부터 송금을 받는 유학생이나 한국에서 오는 관광객들의 경우 원화 강세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한국 서적 판매 업체 알라딘US의 정건수 이사는 “원화 환율 하락은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만 현재는 원가 절감 등으로 충격을 흡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작년에 이미 원화 하락 충격을 겪은바 있어 대처할 여력은 있지만 980원선까지 내려갈 경우는 출혈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하 기자>chris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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