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도매점 ‘오션 프레시 피시’의 영 김 사장이 일본인 고객에 바라보는 가운데 참치를 운반하고 있다.
청과물값 언제 이렇게 올랐대요?
새벽을 연다
도마토 한박스 27달러 평소의 3~4배나 뛰어
꽃도매시장엔 한인업주 새벽 2시부터 북적
“우리처럼 늙으면 잠이 없어져요.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이 곳에 오면 아름다운 꽃들도 보고 기분은 절로 좋아진답니다”
웨스트우드에 거주하는 토드-앤 손(70)부부는 4일 오전 6시 집을 나섰다. 여명이 밝아오는 새벽, 이들이 찾아온 곳은 바로 다운타운 플라워 디스트릭.
샌타모니카에서 ‘플로럴 익스프레션스’를 운영하고 있는 부부는 일주일에 한 두 번은 평소보다 부지런히 움직여 다운타운을 찾는다. 펜실베니아에서 은퇴하고 LA로 온 뒤 손씨 부부가 꽃가게를 운영한 것은 6년전. 아름다운 꽃과 함께 세월을 보내서인지 노부부의 미소에서는 꽃향기의 여유가 느껴진다.
토드 손씨는 “꽃은 사는 사람도 즐거운 마음으로 고르고, 받는 사람은 더욱 기쁜 표정을 짓기 때문에 웃으면서 할 수 있는 비즈니스”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아침 햇살이 다운타운 고층 빌딩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오전 7시. 7가와 센트럴에 위치한 청과물시장에서는 스티브 박(60)씨가 바나나와 라임 상자를 자신의 밴에 옮기고 있다.
“새해 지나고 나왔더니 청과물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 몰라요. 평소에는 10달러면 족할 라임 한 상자가 글쎄 오늘은 40달러지 뭡니까”
USC 남쪽에서 ‘베스트 마켓’을 운영하는 박씨가 탱글탱글한 초록색 라임을 가르키며 말했다. “23파운드짜리 토마토 한 상자가 27달러래요” 인근 도매상을 둘러보며 망고와 토마토 등을 ‘알뜰 샤핑’을 해 온 박씨의 아내도 한마디한다. 평소에는 8∼9달러면 사고도 남았을 것이라고.
그러나 박씨의 아내는 이내 알이 작은 것으로 골라 17달러에 샀다며 ‘은근 자랑’.
다운타운 7가와 센트럴에 위치한 청과물 시장에서 새벽 장을 보는 ‘베스트 마켓’의 스티브 박 사장. <서준영 기자>
다운타운 청과물 시장에서 동쪽으로 서너블럭 떨어진 곳에 위치한 ‘오션 프레시 피시’의 영 김-토니 김 형제도 대표적인 ‘새벽 사람들’이다. 세일즈를 담당하는 토니 김 사장의 출근 시간은 오전 3시. 오전 4시 생산라인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밤 새 회사 자동응답기와 팩스를 통해 접수된 주문 내역서 정리를 마쳐야 한다.
프로듀스를 담당하는 영 김 사장은 일주일에 두 번은 아예 회사에서 잠을 잔다. 광어가 한국이나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한 밤중에 항공편으로 운반되어 오기 때문이다.
지난 3일에도 밤 11시에 도착한 광어를 정리하고 잠자리에 드니 새벽 1시. 조금 눈을 붙인 뒤 다음날 오전 4시 30분 매장에 나와 다시 팔을 걷어 붙였다. “이렇게 새벽에 일어난 지도 20년도 넘었다”는 김 사장은 능숙한 솜씨로 참치 포장을 시작한다.
▲꽃-7가와 8가 사이 월스트릿(Wall St.) 양옆이 모두 도매상가다. 월, 수, 금요일은 멤버십 소지자에게 새벽 2시부터 8시까지 오픈되나 일반인은 오전 8시∼정오(월, 수, 금) 또는 오전 6시∼11시(화, 목, 토) 샤핑할 수 있다.
▲청과물-올림픽과 알라메다의 LA홀세일프로듀스마켓은 도매 전문이기 때문에 개인 구매는 쉽지 않다. 인근 한인 청과물 도매상 중 일부는 알고 찾아온 일반인에게는 박스 단위로 판매를 하기도. 도매 거래가 끝난 9시 이후 찾아가는 것이 좋다.
▲수산물-역시 도매 전문. 한국의 노량진이나 가락동 수산시장처럼 한 데 모아진 곳은 없으며 전문 도매상들이 소매상을 위해 진열을 해 놓는 정도다. ‘오션 프레시 피시’(1100 S.Santa Fe Ave., LA)는 토요일 오전 6시∼11시까지 일반인에게 판매한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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