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의 밑그림을 다시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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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김홍익 한인회장이 북가주 한인사회 전체를 묶는 ‘한인재단’(가칭)의 설립을 전격 제안하면서 10-20년을 내다본 그의 ‘큰 뜻’이 무엇인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한인재단 제안 배경: 김회장의 이같은 제안은 지난 1년간 한인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절감했던 한인회와 한인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나왔다. 김회장은 “결국 한인회가 한인사회의 대표기관이고 구심점이 돼야 한다면서도 한계를 많이 느꼈다”고 토로했다.
김회장은 “커뮤니티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시간과 돈, 그리고 노력 등 세가지 봉사인데, 너무 한인회장 한 명에게 치중되는 것이 많다”면서 “예를 들어 ‘한국의 날’ 행사에 (한인회장이) 일만 하는 것도 바쁜데 돈까지 메꿔야 한다”고 끝없는 희생이 강요되는 한인회장의 고민을 나타냈다. 이같은 그의 고뇌는 “시간과 돈, 노력 등 너무 많은 희생이 요구되는 한인회장은 (내 자신이) 마지막 주자가 되고 다음 사람(차기 한인회장)은 (동포사회 전체와) 같이 가는 시스템이 돼야한다”고 주장한데서 알 수 있다.
현재 한인회가 안고 있는 한계점에 대해서도 김회장은 솔직히 털어놨다. “한인회는 관심있는 분들만 모여서 하는 것으로 일반인에 인식돼 있다”면서 이같은 시각을 깨서 “덕망있는 분들이 리더로 참여하고 재력있는 분들이 솔선수범 앞장서 주기 위해” 현 한인회가 갖는 이미지보다 한 차원 높은 ‘한인재단’ 설립이 불가피함을 김회장은 역설했다.
역대 한인회에 대한 일반동포들의 시각 때문에 “한인회관도 축소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지적한 김회장은 “모든 동포들이 쓸 수 있는 공간으로서 ‘한인센터’를 건립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상공회의소, 교회도 같이 쓸 수 있는” 한인센터의 건립은 김회장이 제안한 ‘한인재단’이 추진하게 된다. 이는 ‘한인재단’이 한인회장의 임기와는 관련 없이 객관성과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성과 전망
김홍익 회장의 한인재단 구성 제안은 지난 20여년간 한인회 발전의 걸림돌이 돼온 재정난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에서 나왔다. 한인회 집행부는 ‘돈 걱정’에서 벗어나 한인 커뮤니티를 위한 일에 전념해야 하는데도 뚜렷한 수입원이 없는 현실에서 재원마련에 대부분의 시간과 노력을 소비해야 하는 현실에서 비롯됐다.
김회장의 비전대로 한인재단이 구성되면 동 재단은 동포사회 대상의 모든 모금활동을 전담하는 기관이 된다. 이렇게 되면 모금창구가 일원화돼 때만 되면 동포업소들을 대상으로 여러 단체들이 손을 내미는 현재의 상황이 바뀌게 된다. 또 재력있는 인사들이 재단의 이사로 참여하면서 현재의 한인회가 모으는 것보다 훨씬 많은 기금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한인재단 이사로 한인회장은 물론 동포사회의 공식적 단체장이 모두 포함되면 한인회는 명실상부 한인 커뮤니티의 대표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또 한인회 집행부는 한인사회를 위한 봉사라는 본연의 일에만 전념하고 모든 재정과 감독은 한인재단 이사회가 책임지게 된다.
이처럼 이상적인 ‘한인재단’의 구성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인재단에 참여하더라도 한인회와 수평적 협력관계를 갖게된다는 뜻에도 불구하고 원심력을 갖고 있는 일부 단체들을 설득,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또 재력있는 인사들이 거금을 출연, 이사로 참여해야만 한인회의 재정난을 일소시켜줄 ‘한인재단’의 본뜻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본래의 목적과는 달리 시일이 지나면서 ‘한인재단’이 한인회의 ‘옥상옥’(屋上屋) 기관으로서 사가건건 간섭과 통제하는 권력기관화될 것에 대비하는 시스템의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 100주년을 지나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 한인사회에 걸맞는 제도정비를 내건 김홍익 한인회장의 충정이 한인재단으로 현실화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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