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회나 비영리단체 좀 소개해 주실래요? 빵으로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많이 있거든요.”
최근 ‘빵전쟁’으로 후끈 달아올랐던 타운 제빵업계에서 따스한 이야기가 들려온다.
어느날 한 빵집 매니저가 느닷없이 타운내 비영리단체를 추천해 달라고 했다. 비즈니스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으니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 빵집은 최근 한 선교단체와 연락이 닿았다. 재고가 남으면 그 빵들을 선교단체로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매니저에게 첫 기부 날짜를 물었다. 최근 한인들의 관심이 ‘빵집’으로 쏟아지고 있는 만큼 취재를 하고 싶어서였다. “그냥 조용히 하게 해주세요. 정말 좋은 뜻으로 하는 건데 표 내고 싶지 않거든요”라는 대답이 매니저로부터 돌아왔다.
또 다른 빵집 사장 이야기도 있다. 한국의 대형 교회에 출석했던 그녀는 늘 ‘넉넉하게’ 빵을 굽는다. 남는 빵은 자신이 한국에서 출석했던 교회의 LA 지교회를 비롯한 몇몇 교회로 보낸다. 새벽을 깨우며 일찍 교회에 나온 ‘믿음의 동역자’들에게 작은 힘이 되고픈 마음에서란다.
재고 빵 중 일부는 하루를 넘길 수 없는 것도 있다. 그런 것들은 별도로 분류, 같은 샤핑몰내에 나란히 입주해 있는 마켓으로 보낸다. 이 빵은 자정까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마켓 직원들의 퇴근길을 행복하게 만든다.
지난해 말 겨울 바람이 마음까지 움추러들게 하던 날이었다. 그 사장은 기자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혹시 취재하다가 빵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말해줘요. 기자님은 만나는 사람도 많고 도움이 필요한 곳도 더 잘 알테니까요”
비단 빵집 뿐 아니다. 타운 곳곳에서 소리없이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한인들을 만난다. 유효기간이 임박한 그로서리를 저가로 마켓에 넘기는 대신 푸드뱅크로 보내는 식품회사가 있는가 하면 매장에 들어온 홈리스를 무작정 내쫓기보다는 ‘먹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며 샌드위치를 만들어주는 커피샵 사장도 있다.
이들은 모두 ‘인터뷰’를 요청하면 손사래를 친다. 오른손이 하는 일은 왼손이 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뷰에는 실패했지만 ‘천사’같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김동희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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