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 태극전사들, 가자 콜리시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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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축구 파노라마는 이미 시작됐다. 아시아 예선을 거치면서 달아오른 월드컵열기는 지난해 12월 조추첨을 고비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더니, 태극전사들의 중동 전지훈련과 평가전을 거치면서 더욱 달아올랐다.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축구 덕분에 축구 때문에 잠못 드는 겨울밤”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축구의 불모지로 불리는 미국땅 한인사회라고 예외가 아니다. 특히 북가주에서는 본보 주관하에 오는 2월11일(토) 오클랜드 콜리시움에서 열리는 한국-코스타리카 평가전을 앞두고 축구열기는 한층 이글거리고 있다. 태극전사 맞이 발걸음도 분주하다. 콜리시움을 온통 “대-한민국” 함성과 붉은 물결로 물들일 기세다.
그중 한사람 유기형(67•유니온시티•사진) 씨-.
샌프란시스코한인축구협회(회장 조행훈) 고문으로 칠순을 바라보는 요즘도 일주일에 한두번씩 잔디구장에서 ‘내 사랑 축구’와 씨름한다. 틈만 나면 TV로 인터넷동영상으로 지구촌 축구경기를 보고 또 본다. 보기 전에도 보고나서도 축구얘기다. “사는 재미가 축구니까.”
그가 본보 주관 한-코스타전을 놓칠 리 없다. 한정 할인판매를 실시한 지난 19일, 그는 샌프란시스코 가게를 제쳐두고 본보부터 찾았다. 너무 이른 도착. 한참 기다리고도 시간이 남아돌자 그는 잠시 딴곳에 들렀다. 웬걸, 그 사이에 표가 동났다. 그래도 그는 짜증 대신 너털웃음으로 대신했다. 이른 아침 줄달음도, 1장당 10달러씩 까먹은 본전생각도 잊은 채. “거 참 잘된 일이지. 얼마나 올까 걱정했는데 참 다행 아니냐고.”
24일 오후, 그는 다시 본보에 들렀다. 한꺼번에 32장을 샀다. “이 사람 저 사람 같이 가려고 (많이 샀지). (축구)협회 사람들은 조(행훈) 회장이 챙기고 있고. 이럴 때 말이지, 우리가 한번 만명 2만명 모여서 단합된 힘도 좀 보여주고 하면 얼마나 좋겠냐고. 선수들한테도 힘이 되고 말이지. “
나이를 잊은 축구광, 그러나 축구와의 만남은 의외로 늦었다. 군 제대후. 늦깎이 사랑이라 더 간절했을까. 1970년대 후반, 서울에서 조기축구회에 들어가 아침형 인간이 된 그는 전문서적을 뒤지며 ‘지식만은 국가대표급’이 되어갔다. 심판 연수까지 받았다. 1995년 이민보따리를 싼 뒤로도, 그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최은택 전 한양대 감독 등 심판연수 시절 은사들에게 전화해 묻고 또 물어 기어이 자기것으로 만들었다.
한국축구 응원만이 아니라 “TV로 보면 (두 손으로 화면 또는 카메라가 따라가는 곳을 그려보이는 제스처를 하며) 요만큼만 보이는데, (축구장에) 가서 보면 확 트이고 공 안가진 선수들 움직임도 보여 축구 보는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며 콜리시움에 모일 것을 거듭 강조한 그가 꼬박꼬박 ‘우리’라는 표현에 담아 풀어놓은 최근 3게임 관전평과 월드컵 전망.
“우리가 볼을 가지고 있는 시간은 많은데, 받을 사람이 빈 공간으로 움직여서 받아야지 가만히 서서 받으려고 하니 (상대)수비가 냅두나. 더 문제는 우리 수비가 커버플레이를 못하는 것 같아. 공격은 아홉번 못하다가 한번 잘하면 골을 넣게 되는데 수비는 아홉번 잘하다가도 한번 못하면 골을 먹잖아. 그리스전에서 한골 먹을 때도 우리가 헤딩으로 걷어낸 걸 상대선수가 다이렉트로 때리더라고, 미드필드에서 좀더 커버플레이를 해줬어야 되는데. 대표선수쯤 되면 포메이션에 대한 이해력을 키워야 되고 그래야 커버플레이, 조직플레이가 된다고….
프랑스 스위스 토고 어느 한팀도 만만한 팀이 없다고. 32강(본선)에 올라온 팀은 다 지역예선을 거쳤는데 쉬운 팀이 있겠나. 그날 컨디션과 정신력이 중요해. 기량면에서는 지더라도 정신면에서는 지지 말아야 된다고, 절대적으로. “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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