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지 최근호에는 ‘두 세계 사이에서’(Between two worlds)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인으로 살지 못하고 부모 고향인 아시안 국가와의 정체성의 문제로 방황하는 아시안 2세들을 다루었습니다.
미국에 사는 25-34세 사이의 아시안 계통 남녀 청년들은 40% 이상이 다른 종족의 남녀들과 결혼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같은 또래의 흑인들은 12%가 다른 종족과 결혼하는 것에 비하면 꽤 높습니다. 아시안 계통의 청년들이 자신이 속한 민족 또래와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전문적인 직업을 가지고 미 중산층 사회에 곧바로 진입한 고학력 아시안 계통은 시골에서 자리 잡았지만 같은 민족끼리 어울려 살지 못하기 때문에 미국인과 결혼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둘째 외모 때문입니다. 유럽에서 이민 온 자녀들은 외형적으로 미국인과 별로 다를
것이 없어 미 주류 사회 속으로 쉽게 들어갑니다. 아시안 계통은 미국에서 태어났어도 “너는 어디서 왔느냐?”라는 질문을 계속 들으면서 삽니다. 이에 질린 아시안 계 자녀들은 미국인처럼 말하고, 머리를 노할게 물들이는 등 급속하게 동화되어 가다가 그들과 결혼하게 됩니다.
1965년 린든 존슨 대통령이 새 이민법에 서명한 뒤 수많은 아시안 계 이민자들이 이 땅에 들어왔습니다. 40년이 지난 지금 자신의 뿌리를 억지로 잊어가면서 미국인처럼 살아가던 아시안 계 젊은이 사이에서 ‘문화의 부메랑’ 또는 ‘문화의 르네상스’가 새롭게 일어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것은 3단계를 거치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민 초기의 고립 상태에 이어 동화 단계를 거친 뒤 자신이 속한 종족과 문화에 대한 긍지와 자랑을 회복하며 ‘문화의 부흥’을 체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아시안 계통의 뿌리를 숨기려 하고, 미국인에 동화되도록 몸부림치다가 대학에 가면서 조금씩 마음 문을 열다가 뿌리 찾기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 뿌리 찾기를 통하여 자긍심을 회복하면서 2세, 3세들은 주류 사회 속에 아시안-아메리칸 으로서 새로운 정체성을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부모님에게 감사하기 시작합니다. 아시안 계통의 사람들과 결혼하기 시작합니다.
15년 정도 지나면 한국인의 2세들의 75% 이상이 아시안 계통과 결혼할 것이라는 예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인이 한국인과 결혼하는 것이 큰 축복입니다. 그러나 나의 자녀가 한국인과만 결혼할 수는 없다는 것을 우리 부모도 깨달을 때가 왔습니다. 그렇다 할지라도 자녀들이 뿌리
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주류 사회에 들어 갈 수 있도록 1세 부모들도 마음을 넓혀가야 합니다. 오늘도 에셀 나무를 심으며…
글 : 호성기 필라 안디옥 교회 담임 목사
삽화 : 오지연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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