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러스는 참모들의 머리가 좋다”
풋볼은 양 팀 감독들이 두는 ‘장기’라고 볼 수도 있고, 승부는 오펜스나 디펜스가 아닌 스페셜 팀 플레이에서 판가름 날 때가 많다. 오는 5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벌어지는 수퍼보울 XL(40)의 사령탑과 스페셜 팀을 비교해 본다.
◆감독싸움
이번 수퍼보울의 사령탑 대결은 마이크 홈그렌 시애틀 시혹스 감독 대 빌 카워 피츠버그 스틸러스 감독의 두뇌싸움이 아닌 홈그렌과 스틸러스 어시스턴트 코치들의 전술싸움으로 보는 게 더 정확하다. 대단한 리더인 반면 전술이 다소 약하다는 소리를 들었던 카워 감독은 신시내티 벵갈스 감독 출신인 디펜시브 코디네이터 딕 르보와 오펜시브 코디네이터 켄 위즌헌트로 무장한 결과 다시 이 자리에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키포인트는 르보의 스틸러스 디펜스가 홈그렌 감독의 ‘웨스트코스트 오펜스’를 어떻게 막느냐에 달렸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그렇다면 스틸러스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샌프란시스코 49ers가 그 모든 것이 타이밍 패턴인 웨스트코스트 오펜스로 한참 날릴 때 이에 맞설 ‘존 블리츠’(Zone Blitz) 디펜스를 만들어낸 사람이 바로 르보이기 때문이다. 르보는 웨스트코스트 오펜스 전문 수비코치다.
◆스페셜 팀
풋볼에서 ‘스페셜 팀’이란 킥오프나 펀트, 또는 필드골을 찰 때 나서는 팀을 말하는데 바로 이 스페셜 팀 플레이서 승부가 갈릴 때가 많다. 바로 여기서 한방에 경기의 흐름이 바뀌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는 애덤 비나티에리란 키커가 없었으면 3차례나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스페셜 팀이 형편없는 팀이 우승하는 경우는 없다.
양 팀 스페셜 팀을 비교하자면 시혹스는 힘, 스틸러스는 기술이 돋보인다.
시혹스 키커 자쉬 브라운은 다리 힘이 엄청나다. 50야드가 넘는 필드골을 8번이나 시도, 5개를 적중시켰다. 장장 55야드짜리 필드골을 성공시킨 적도 있다. 반면 스틸러스 키커 제프 리드는 정확하지만 거리가 짧다. 40야드 미만의 필드골은 18개를 다 성공시켰지만 가장 긴 게 44야드에 불과하다. 50야드가 넘는 것은 단 두 번 시도해 두 번 다 실패했다.
펀터 대결은 상대 오펜스를 22차례 20야드 라인 안에서 시작하게 만든 스틸러스의 크리스 가다키가 시혹스의 탐 루엔보다 약간 낫다는 평가지만 큰 차이는 없다.
리턴맨은 스틸러스가 뚜렷하게 우세하다. 시혹스는 킥오프는 물론 펀트리턴에서도 터치다운이 없는 반면 스틸러스는 펀트리턴에서 앤트완 랜들 엘이 두 차례 ‘홈런’을 날렸다.
시애틀 시혹스의 마이크 홈그렌(위) 감독은 피츠버그 스틸러스 빌 카워(아래) 감독의 참모들과 두뇌싸움을 벌여야 한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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