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만큼이나 향기로운
시누이-올케 사이랍니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있다. ‘시누이는 고추보다 맵다’는 속담도 있다. 시누이-올케가 친하게 지내기 어려운 사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고 했던가. 윌셔와 윌튼에 위치한 카페 ‘아메리카노’를 두달 전 인수해 운영하는 시누이 김영미씨와 올케 지윤희씨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자매로 보인다.
서로 마주보며 수다떨고 깔깔거리고 웃는 모습에서 향긋한 커피 냄새가 피어오르는 것 같다. 으르렁거리는 시누이-올케 모습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지씨가 김씨의 세 살 더 많은 오빠와 2년 전 결혼해서 두 사람은 시누이-올케 사이가 됐다. 나이는 김씨가 지씨보다 한 살 더 많다. 두 사람 다 여자 형제가 없어서 자매처럼, 친구처럼 지낸다. 호칭도 ‘새 언니, 아가씨’ 대신 스스럼없이 이름을 부른다.
카페를 인수하기로 한 것은 두 사람 모두 커피를 좋아하는 공통점 때문이다. 커피가 맛있다는 카페를 같이 찾아다니는 걸 즐겼고, 카페에 앉아서 얘기하는 걸 즐겼다. 8년 전 에스프레소 기계를 집에다 사놓고 자신들만의 커피를 만드는 실험을 쭉 해왔다고.
두 사람이 뜻을 모은 카페 운영 원칙은 편안함이다. 그래서 카페를 인수한 뒤 환하고 깨끗한 곳으로 바꿨다. 소파도 들여놨다. 고객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커피를 마시라는 뜻에서다. 어디 가나 똑같은 프랜차이즈 카페와 달리 개성이 살아나는 아메리카노로 만들겠다는 게 두 사람의 다짐이다.
항상 같은 커피 맛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아메리카노의 블렌드를 지키기 위해 매주 한번씩 로스터가 와서 커피를 볶아주고 간다. 두 사람도 기계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커피를 내릴 때마다 맛을 본다. 물도 4중 필터를 통해 정수한 물만 쓴다.
서로를 평해 달라는 요청에 김씨는 “올케는 버릴 게 하나도 없고 못 하는 게 없어요”라고 말했고, 지씨는 “피아노 전공자가 이제 로스쿨 졸업을 앞둘 정도로 재능이 너무 많다”고 화답한다.
(213)427-3637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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