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노=연합뉴스) 특별취재반 = ‘눈과 얼음의 대축제’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이 마침내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올해로 제20회째인 동계올림픽은 10일 저녁 8시(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의 유서깊은 북부 도시 토리노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전 세계 최고의 스키어와 스케이팅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개막식을 갖고 열전 17일에 들어갔다.
`열정이 살아 숨쉬는 이 곳(Passion lives here)’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토리노 동계올림픽은 역대 최다인 82개국에서 2천60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스키와 빙상, 바이애슬론, 루지, 봅슬레이, 아이스하키, 컬링 등 7개 종목에서 84개의 금메달을 놓고 격전을 치르게 된다.
빙상과 스키, 바이애슬론, 루지, 스켈레톤 등 5개 종목에 69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이상을 획득해 종합 10위이내 복귀를 지상 목표로 세웠다.
한국은 쇼트트랙이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던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에서 10위(금2,은1, 동1), 1994년 릴레함메르올림픽은 6위(금4, 은1, 동2), 1998년 나가노올림픽에서는 9위(금3, 은1, 동2)에 오르는 등 3회 연속 `톱10’을 지켰으나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에서는 14위(금2, 은2)로 밀려났었다.
세계적인 무대 예술가 마르코 발리치가 총연출을 맡은 개막식은 경기장에 운집한 3만5천여 명의 관중과 전 세계 20억 명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열정과 역동, 이탈리아니즘(Passion, Dynamism, Italianism)’이 어우러진 축제의 황홀경을 연출했다.
‘열정의 스파크’로 시작된 개막행사는 ‘열정(Passion)-스피드(Speed)-리듬(Rhythm)’의 세 주제로 진행됐고 미래형 유니폼을 입은 롤러 블레이드 연기자들이 등장한 ‘과학과 스포츠의 조화’, 중세 유럽귀족과 `아이스맨’의 공중 곡예 등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이날 개막식은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모스치노,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 정상급 발레리노 로베르토 볼레 등이 총출동해 문화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고 세계적인 여배우 소피아 로렌과 존 레논의 미망인인 오노 요코까지 `깜짝’ 등장했다.
두 시간여 개막 공연이 마무리되자 고대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 선수들이 관례에 따라 가장 먼저 입장한 뒤 82개국의 선수들이 이탈리아 알파벳 순서대로 `스타디오 올림피코’에 들어서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 한번 동시입장을 연출한 남북한은 하얀 바탕에 빨강으로 악센트를 준 방한복을 맞춰 입고 `COREA’와 한반도기 깃발아래 21번째로 스타디움을 행진했다.
`남녀북남(南女北男)’ 이보라와 한정인이 한반도기를 앞세우자 변탁 한국단장과 정인철 북한단장이 환한 미소를 지었고 남북선수들은 손에 손을 맞잡고 `스타디오 올림피코’에 입장했다.
남북한은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6차례나 각종 국제대회에서 동시입장했지만 동계올림픽에서는 처음이다.
주최국 이탈리아 선수단의 등장으로 입장식이 완료되자 카를로 아젤리오 참피 이탈리아 대통령이 개막선언을 했고 올림픽기 입장에 이어 이탈리아 스키대표 조르지오 로카가 ‘선수 선언’으로 페어플레이를 다짐했다.
지난 해 11월27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된 뒤 1만3천여㎞의 대장정에 나섰던 올림픽 성화가 `스타디오 올림피코’에 도착하자 겨울축제는 절정에 이르렀다.
열화같은 함성속에 `스타디오 올림피코’를 일주한 성화는 이탈리아의 배출한 ‘불굴의 스키 여제’ 데보라 콤파뇨니의 손에 마지막으로 옮겨졌다.
현역시절 5차례나 무릎부상을 당하고도 올림픽 알파인스키 역사상 최초로 3연속 우승했던 콤파뇨니는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역대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로 건축된 높이 60m, 무게 170톤의 대형 성화대에 화려한 불꽃을 옮겨 담으며 전세계에 올림픽을 통한 평화의 정착을 촉구했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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