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내가 오노 추월한다
숨막히는 질주와 치열한 머리싸움. 일요일인 19일(한국시간) 새벽 국민들의 단잠을 깨우며 한국이 쇼트트랙에서 캐낸 금메달 2개는 월등한 기량은 물론 번뜩이는 작전의 승리였다. 안현수(한체대)와 진선유(광문고)가 어떤 작전으로 금메달을 사냥했는지 되짚어본다.
▲ 선두로 나서면 더 이상 추월은 없다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는 토리노로 떠나기 전 “미국의 안톤 오노(24)는 추월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내가 오노를 추월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일단 선두로 나서면 추월 당하지 않을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의 진로를 막기 보다는 스피드로 치고 나가 ‘할리우드 액션’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작전이다. 팔라벨라 빙상장을 9바퀴 도는 남자 1,000m 결승. 중국의 리예, 오노에 이어 3위로 달리던 안현수는 마지막 3바퀴 반을 남기고 선두로 치고 나왔다. 안현수는 이후 집요하게 추월을 시도하는 오노를 뿌리쳤다. 결승선을 약 135m 앞두고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이 나왔지만 오노의 손이 안현수의 몸에 닿기 전에 안현수는 앞으로 내달렸다.
▲ 마지막 2바퀴에 승부를 건다
‘쇼트트랙 여왕’ 진선유는 여자 1,500m 결승에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경기 중반 선두권 진입을 노렸지만 진로가 막혀 6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진선유는 느긋했다. 섣불리 순위싸움을 하지 않고 최은경(한체대)과 왕멩(중국)의 선두 싸움을 멀리서 지켜봤다. 진선유는 마지막 2바퀴 반을 남기고 갑자기 속도를 높였다. 111.12m의 트랙을 1바퀴 도는 사이 진선유는 6위에서 1위로 성큼 올라섰다.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스피드를 가진 진선유 만이 펼칠 수 있는 작전이었다. 이호석(경희대)도 남자 1,000m에서 진선유와 같은 작전을 폈다. 하지만 막상막하의 실력을 갖춘 안현수가 있었기에 이호석은 은메달을 획득하는데 그쳤다.
이상준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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