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신앙심 앞에선 주지사도 어쩔수 없었다”
1년전 청원 기각 불구 이례적 허가
17세때 동급생과 갱단원 오인 살인
종신형으로 복역중 신학교 입학
학·석사 마치고 성공회 신부로
중범죄 복역수들의 가석방이나 감형 청원에 거의 응하지 않던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이례적으로 살인죄로 종신형을 살던 제임스 트래멜(38·베이커빌 솔라노 주교도소 복역중)의 가석방을 10일 허용했다.
1년 전 그의 가석방 청원을 기각했고 이번에도 어림없다는 자세를 보여왔던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이날 교도소 사상 처음으로 성공회 신부가 된 트래멜의 가석방을 특별한 설명 없이 허가했다.
따라서 살인범이었던 그는 12일 석방되어 그의 신학교 입학에서부터 옥중 목사안수까지를 계속 지원한 굿세퍼드 성공회 교회(버클리 소재)에서 리처드 헬머 신부와 함께 부사제로 재직하게 된다. 트래멜은 이날 옥중 전화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신앙과 정의를 위해 평생을 바칠 각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들은 갑자기 바뀐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트래멜은 1986년 17세 명문 예비학교 재학생으로 동급생인 데이빗 커츠맨과 함께 샌타바바라의 공원에서 홈리스 마이클 스텝슨(당시 29세)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이미 20년을 복역한 상태다.
둘은 당시 전에 그들을 협박한 시티 록커라는 갱단원들을 찾기 위해 공원에 잠복했다가 슬리핑백에서 자고 있는 스텝슨을 그들 중 한 명으로 오인하고 덤볐으며 커츠맨은 칼로 그를 17군데나 찔러 숨지게 했다. 이들의 범행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으며 공범이었던 트래멜도 2급 살인죄에 대해 15년에서 종신형을 언도 받았다.
복역중 트래멜은 전 성공회 사제인 스테파니 그린을 만나게 되었고 그린은 죄수의 신분으로도 죽어 가는 동료 죄수들에게 위로와 카운슬링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 그에게 신학교 입학을 권유했다. 1998년에는 수감죄수로는 처음으로 버클리의 퍼시픽 성공회 신학대학에 입학이 허가됐으며 오프 캠퍼스 프로그램을 통해 그는 우수한 성적으로 신학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쳤다.
신학생으로 이미 교도소 교회를 이끌어 온 그는 2004년 엄격한 과정을 거쳐 성공회의 부제로 임명됐고 지난해에는 옥중에서나마 드디어 신부 서품을 받았다. 미국 내 성공회 수인 신부 1호로 탄생한 트래멜은 캘리포니아주 성공회 리더들과 교인들의 전폭적 지원을 끌어들였으며 이들은 그동안에도 여러 차례 그의 옥중 설교를 청해서 들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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