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세이디즈 새 M클래스
지난해 15%나 판매신장
캐딜락·렉서스·링컨 등
인센티브 출혈 많지만
“그래도 남는 장사” 자신감
럭셔리 SUV가 잘 안 팔린다. 자동차 딜러에서 가장 잘팔리는 것은 물론, 제일 인기있는 모델은 기다려서라도 사겠다는 대기자가 늘어섰던 것이 바로 3년전의 일인데 요즘은 전반적으로 매출이 떨어진데다 기존 럭셔리 SUV 소유주중 다음번에도 럭셔리 SUV 를 사겠다는 사람은 반도 안되는 형편이다. 그에 따라 전에 없는 거액의 인센티브가 등장하고 자동차 제조사들은 처음으로 좋은 조건의 리베이트와 리스를 내세워 소비자들이 승용차가 아니라 럭셔리 SUV를 구입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일이 이렇게 된데는 개솔린 가격이 오른 것도 큰 역할을 했다. 그렇지만 그 정도 비용쯤은 걱정하지 않던 부유층들도 과도한 에너지 소비가 사회적으로 부끄러운 일이 되어 가면서 눈길을 다른데로 돌리고 있다. 시애틀에서 실내장식회사를 하는 데이빗 카츠는 작년에 1999년형 ‘포드 익스플로어러’를 하이브리드인 ‘렉서스 400H’로 바꿨다. “책상에 앉아 중동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반추해보니 나도 개인적으로 연료를 조금 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카츠는 말했다.
자동차 업계 통계를 추적하는 회사 ‘오토데이타’에 따르면 지난 2월에 럭셔리 SUV에 주어진 평균 인센티브는 4,046달러로 럭셔리 승용차의 인센티브보다 거의 1,500달러가 더 많았다. 2003년에 자동차회사들이 럭셔리SUV에 지불한 인센티브에 비하면 4배도 더 된다.
물론 럭셔리 SUV가 사라질 리는 만무하다. ‘캐딜락’‘링컨’‘머세이디즈-벤츠’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모두 두어달 있으면 고가의 새 모델들을 출시한다. 그런데 많은 딜러들이 당연히 기대하던, 차가 나오기도 전부터 사겠다고 이름을 올려 놓고 기다리던 대기자 명단은 자취를 감췄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경우를 들어보자면 현재 ‘제너럴 모터스’가 수천달러의 인센티브를 주면서 2006년형을 처분하려고 애쓰고 있다. GM이 잃어버린 시장을 만회할 회심의 역작으로 꼽고 있는 일단의 새 SUV중 하나인 2007년형이 딜러에 배달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GM은 초기 반응이 좋아 신형 모델의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터스틴 캐딜락’의 탐 웨스트우드 전무는 새 모델에 기대가 크다. 2006년형 ‘에스컬레이드’는 평균 1만 1,000달러나 할인해주며 팔아야 했지만 신형은 소매가인 6만달러에 가까운 가격에, 그것도 매우 쉽게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가깝게는 2003년만 해도 자동차회사들은 대형 럭셔리 SUV 를 팔면 대당 1만5,000달러 이상의 이윤을 남기는 것이 보통이어서 일본과 유럽 자동차 회사들도 모두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큰 돈을 노리고 ‘볼보’‘삽’‘포셰’등 승용차로 더 유명한 브랜드들이 저마다 럭셔리 SUV를 내놓았다.
그러나 요즘은 럭셔리 SUV는 그렇게 재빨리 팔려 나가지를 않는다. ‘파워 인포메이션 네트웍’ 통계에 의하면 지난 1월부터 3월 사이에는 딜러 주차장에서 58일을 보낸 후에야 임자를 만났다. 2005년도 동기에 51일이었던 것이 이렇게 길어진 것에 대해 자동차 업계 추세를 분석하는 웨슬리 브라운은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구미에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럭셔리SUV를 사가지고 고속도로나 시내 도로만 달리던 사람들에겐 그저 멋져 보이는 새로운 차가 아닌 이상 같은 차를 또 살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 그런 손님을 끌려면 자동차 회사들은 꼭 사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할 무언가를 만들어내야만 한다.
2005년 판매 통계를 보면 럭셔리 SUV 부문의 베스트 셀러는 그해에 새로 나온 모델임을 알 수 있다. 하나는 새로 디자인된 ‘머세이디즈’ M 클래스였다. 새 모델에 대한 관심 덕분에 4월에 시판된 M 클래스 매출은 2005년에 15%나 신장됐다.
최신형 M 클래스는 엔지니어들이 머세이디즈 럭셔리 카의 장점들을 잘 활용해 1998년에 처음 나온 이후 꼭 트럭을 타는 것 같았던 승차감등 과거 모델들의 단점들을 보완했다. 뿐만 아니라 좌석, 스티어링 휠도 개선하고 260마력을 내는 3.5리터 엔진을 단 새 M 클래스는 구형보다 연료 효율이 10% 개선됐는데 무게는 10% 더 가볍다. 인센티브는 가볍지 않아 2월의 M 클래스 인센티브는 4278달러로 럭셔리 SUV의 평균보다 더 많았다.
‘머세이디즈’는 다음 등급 럭셔리 SUV인 G 클래스를 올 봄에 시판할 예정이며, 이삼개월 후면 ‘링컨’이 최신형 럭셔리SUV를 내놓는다. ‘캐딜락’의 에스컬레이드 이외에 ‘렉서스’도 대형 LX 스포츠 유틸리티 새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럭셔리 SUV에 대한 비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렇게 많은 새차들이 나오는 것은 위험한 도박일 수도 있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다른 차종으로 쏠리고 인센티브는 점점 많아져가도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혀 위축되지 않고 있다. M 클래스 같은 차종이 아직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음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인센티브가 조금 많아졌어도 아직도 그 가격이면 상당히 남는 장사를 할 수 있을테니 럭셔리 SUV는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한 자동차 딜러는 말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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