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갈등 한인, 자신은 불붙자 튀어 나와
50대 윤대권씨 2일 LA 다운타운서
가정폭력·도박 빠져 아내와 별거중
가정폭력으로 부인과 별거중이던 50대 한인 남성이 자신의 차에 개솔린을 뿌린 뒤 불을 질러 차안에 있던 어린 아들과 딸이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지난 2일 오후 LA 다운타운에서 발생했다. 이 남성은 수주전부터 “가족을 모두 죽이겠다”고 협박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LA 경찰국(LAPD)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45분께 LA 다운타운 자바시장 인근 1200 블럭 스탠포드 스트릿의 한 창고 건물 앞에서 흰색 도요타 세코야 SUV 차량이 불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대원들은 불타는 차량 옆에서 심한 화상을 입은 채 쓰러져 있던 윤대권(54)씨를 발견한데 이어 불을 진화한 뒤 차안에서 윤씨의 맏딸 애쉴리(11·세인트 제임스 스쿨 6년)양과 아들 알렉산더(10·3가 초등학교 4년)군이 불에 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윤씨가 아이들의 울부짖음에도 불구하고 차안에 강제로 밀어 넣고 개솔린을 뿌린 뒤 불을 붙였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윤씨를 살인혐의로 체포하고 정확한 사건경위를 수사중이다. 안면과 팔 등 심한 화상을 입은 윤씨는 USC 화상환자 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넬슨’으로 알려진 한 목격자는 윤씨가 불에 타고 있던 차에서 비명을 지르며 차 밖으로 뛰쳐나와 바닥에서 뒹굴었다고 전했다.
부인 마씨는 “한달여 전부터 별거해온 남편이 아침 11시45분께 가게로 찾아와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사주겠다며 데리고 나갔다”고 말했다.
마씨는 지난달 28일 LA카운티 민사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했으며 약 한달전부터 별거해 왔다. 윤씨는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자신의 SUV 안에서 생활해 왔다.
윤씨 부부는 다운타운에서 의류업에 종사해 왔으나 약 2주전 윤씨가 운영하던 봉제공장은 비즈니스가 안돼 문을 닫았고, 부인 마씨는 약 4~5년 전부터 12가와 메이플 스트릿 인근에서 남자 티셔츠 도매상 ‘티 닷컴’(Tee.com)을 운영해 왔다. 윤씨 부부를 잘 아는 주변 사람들은 약 2년 전부터 윤씨 부부의 사업이 기울었고 남편의 폭력까지 계속됐으며 한때 윤씨가 가정폭력범으로 재판을 받아 유죄평결을 받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윤씨가 부인과 사이가 나빠지면서 도박에 손댔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구성훈·이오현·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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