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못준다고 말이나 해줬으면 90 앞둔 노인이 헛걸음이라도 안했을 것을, 그것도 모자라 찾아가면 뻔히 안에 있으면서 없다고 흰소리까지? 본보 4일자 A3면 프리즘 코너에 소개된 양성덕 EB한미노인봉사회장의 ‘기쁜 날(창립 26주년 기념일) 섭섭한 눈물’ 사연에 혀를 차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닌 것 같다.
그런데 눈물을 글썽인 양 회장은 눈물을 삼키고 혀를 찬 사람들은 그걸 멈춰야 할 ‘괴담’이 있다. SF한미노인회(회장 최봉준)가 겪은 일이다. EB노인회 양 회장의 사연은 후원금을 받으려다 당한 설움을 토해낸 것이지만 SF노인회는 받기는커녕 되레 뜯긴 처지이니 말이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2월 중순 북가주나라사랑어머니회 이용해 총무(당시 평회원)가 노인회를 방문해 최 회장에게 불우이웃돕기 티켓을 내놓으며 사달라고 ‘떼에 가까운 응석’을 부렸다. 불우이웃 돕는다는 데 노인이라고 팔짱만 낄 일은 물론 아니라고 알고 있었지만 노인회까지 찾아온 담력(?)에 놀란 최 회장은 차비와 용돈을 아끼고 외부후원금을 합쳐 모아둔 노인회비 중 200달러를 내고 2장을 샀다.
“(북가주나라사랑어머니회) 권욱순 회장이나 (같은단체 본부) 정경애 사무총장이 우리를 잘 도와주니까 그 양반들 보고 준 거지. 간 다음에 (후원금명부를) 이렇게 보니까 이용해 그 사람은 뭐 한 것도 별로 없더만.”
그래도 성에 차지 않아 하는 이용해 씨를 우선 돌려보낼 요량으로 다음주 아무날 오든지 하라고 했다. 문제의 그날, 이 씨가 또 노인회에 나타났다. 마침 점심식사를 하고있던 노인들은 꼼짝없이 쌈짓돈을 꺼내 대여섯장을 추가로 사게 됐다. 혁혁한 성과를 올려 총무로 발탁된 이 씨는 어느 인사의 칭찬에 “(내 능력의) 조금밖에 안보여준 건데 뭘”이라는 투로 응수했다고 한다.
그래서 쏟아지는 조롱조 개탄이 여럿이다. “이번에는 불우이웃 돕는다고 노인회 돈 받아냈으니까 다음에 노인회 돕기 행사 때는 불우이웃 찾아다니면서 받아내면 되겠네.” “조금밖에 안보여준 능력이 그 정도라면 그걸 다 보여주는 날에는 또 무슨 일이…” “어쩐지 요즘 여러단체에서 잘나간다 했더니…”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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