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스트라이커’ 이동국은 무릎십자인대가 완전 파열된 것이 확인돼 독일월드컵 출전 꿈이 좌절됐다. <연합>

무릎 십자인대 완전파열… 수술 후 6개월 재활해야
8년 기다린 월드컵 꿈 산산조각
‘비운의 스트라이커’ 이동국(27·포항)이 결국 무릎십자인대 재건수술을 받게 돼 독일월드컵 출전 꿈이 산산조각 났다. 실낱같은 한 가닥 희망을 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스포렉(Sporeg) 스포츠재활센터로 찾아간 이동국은 13일 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됐으며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라는 ‘하늘이 무너지는’ 통고를 들어야 했다.
이동국의 무릎부상 부위를 정밀 진단한 라인하르트 게벨 원장은 이날 수술이 최선의 치료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동국이 빠르면 다음 주중 독일 현지에서 수술을 받고 재활치료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벨 원장은 “이동국이 수술 후 재활에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며 “따라서 그가 이번 독일월드컵에는 출전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동국은 이 같은 진단이 내려지자 최악의 사태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 상당한 충격을 받은 뒤 몸 상태나 심경 등에 대한 질문에 아무런 답변없이 병원을 떠나갔다. 그와 동행한 에이전트 이영중 이반스포츠 사장은 “아무 얘기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면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못 견뎌했다.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고 이동국의 심경을 전했다.
이날 정밀진단결과 이동국은 당초 20% 정도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인대 잔존 부분까지 모두 손상된 것으로 드러났다. 스포렉 스포츠 재활센터는 통상 이동국과 같은 부상의 경우 수술 이후 재활에 6개월이 걸리지만 4개월만에 회복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무리 빨리 회복돼도 2개월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에 나갈 희망이 없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19살때인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네덜란드에 0-5로 완패한 경기에 후반 중반 교체멤버로 투입된 후 대포알같은 중거리포를 뿜어 팬들의 뇌리에 이름 석자를 새긴 이동국은 그러나 이후 ‘게으른 천재’라는 비난속에 2002년 한일월드컵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한 데 이어 절치부심하고 나선 이번 독일월드컵에서는 사실상 대표팀 주전 원톱자리를 꿰찼으나 본선 개막 두달을 남기고 불의의 부상으로 낙마하는 이중의 불운에 울게 됐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동국의 전력이탈에도 불구, 월드컵 개막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딕 아드보카트 대표팀 감독이 포메이션이나 전술 등 큰 틀은 흔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영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부상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미 대안을 준비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팀 전술을 완성해 왔기 때문에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이고 선수들도 전술 이해도가 빨라 원톱이든 투톱이든 잘 적응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K-리그 선두 성남 일화의 김학범 감독도 “현재로선 특별한 대안이나 큰 틀의 변화가 필요없다”면서 “안정환과 조재진을 기용하거나 윙 포워드 자원 중 박주영의 자리이동 정도가 검토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밝혔다. 정해성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도 “이동국이 빠진 건 대표팀으로서 불행이지만 현 대표팀 내에서도 대안은 있다. 문제는 기존 멤버들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하는 것”이라며 “이동국의 부상이나 부진을 대비해 아드보카트 감독이 또 다른 카드를 준비해 뒀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