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미 통관·위생 검역
수프 쇠고기 함량 줄여서 수출
‘왠지 미국서 먹는 라면이 한국서보다 더 싱겁다 했더니…’
미국서 판매되는 한국 라면 수프에는 쇠고기 함량이 2% 아래다. 반면 한국서 판매되는 라면 수프에는 그 비율이 5%다. 미국서 먹는 라면이 덜 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된 건 미국인이 더 싱겁게 먹어서가 아니다. 미국의 까다로운 통관 및 위생 검역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수출업체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게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255개 한국 수출기업을 상대로 미국 수출에서 가장 어려운 게 무엇인지를 조사했다. 43.5%가 통관 및 위생 검역이 가장 어렵다고 답했다. 특히 식품류에 대한 통관 절차가 까다로워 통관이 거부되거나 통관 지체로 인해 제품 신선도가 떨어져 손해가 많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은 한국을 아직도 구제역 발생 국가로 지정해 놓고 있다. 쇠고기, 돼지고기, 육류 및 계란, 조류 등과 이 같은 성분을 포함한 식품류를 수출할 때면 연방 농무부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라면 수프 규정도 이런 지침에 따른 것이다.
과자류에 조미용으로 첨가하는 육류 성분에 대해 미세한 첨가물까지도 성분이나 원산지 증명을 요구해 수출을 못 했다고 밝힌 기업도 있었다. 만두 제조사 취영루는 고기 만두를 들여오지 못해 여기서는 알래스카산 연어 살을 넣은 만두를 팔고 있다. 돼지고기를 넣은 만두는 수출이 아예 금지돼 ‘고기 맛’을 대체할 수 있는 콩단백질을 사용하는 업체도 있다.
바이오테러법도 족쇄처럼 비관세무역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바이오테러법은 미국 내에서 소비되는 사람 및 동물용 식품을 제조, 처리, 포장, 보관하는 모든 업체의 관련 시설에 대해 식품의약국(FDA)의 사전 등록 및 수출 통보를 의무화한 제도. 이 때문에 업체들은 납기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하고 관리비용이 증가해 수출 의욕이 꺾인다고 밝혔다.
양해운 무역협회 무역진흥팀 부장은 “국민 보건을 내세운 이 같은 보이지 않는 무역 장벽으로 인해 한국 식품 수출업계가 납기 준수 애로, 관리비용 증가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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