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정씨의 책 ‘빛이 내리는 집’ 표지.
정해정씨.
어렸을 적 할머니가
들려주던 이야기처럼
편안하고도 훈훈
삽화도 직접 그려
16일 출판기념회
손에 묻어날 것만 같은 선명한 파스텔톤의 표지가 곱다. ‘빛이 내리는 집’이란 제목에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니 내용이 궁금하다.
편안하다는 말이다. 누구나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책이다. 내용은 차라리 어른들에게 맞다. 정해정 작가(65)도 어른들이 읽고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가장 좋은 책이라고 설명한다.
이민사회의 여러 모습을 다룬다. 장난감부터 여러 종류의 동물들의 입과 행동을 빌어 교훈을 주고 있는 셈이다. 읽고 내려가다 보면 내자신의 모습을 또는 주변을 한번쯤은 둘러보게끔 하는 책이다.
이 책은 따뜻하다. 어렸을 적 할머니 무릎에서 듣던 이솝우화의 느낌처럼 훈훈하기만 하다. 책 중간중간에는 동화책다운 귀여운 그림들이 있어 눈길을 잡는다.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이 대부분이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는 작가의 이력이 이제서야 언뜻 떠오른다. 동화에 직접 그림까지, 재주 많은 작가가 그만큼 세심한 손길로 펴낸 책이다.
정해정 작가는 88년 미국으로 건너왔다. “낯선 나그네로 와서 뿌리를 내리자니 그것도 힘이 드는데 점점 ‘나’란 존재가 없어져 간다는 위기감에 원고지와 볼펜을 손에 잡았다”고 한다. 고원 시인의 ‘글마루’를 찾아가 글공부를 시작했고 꾸준한 집필로 본보 문예공모에서 ‘바람개비’로 입상을 하기도 했다. 중앙일보 공모전에는 소설이 당선됐고 두 신문에서 3년 동안 고정칼럼의 경력도 쌓았다.
그는 아동문학을 시작한 데 대해 “고향으로 돌아온 기분”이라고 말한다. 어린이에 대한 의무감이나 교훈을 준다는 거창한 이유를 들기보다는 남은 생애를 어린아이 같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살아가겠다는 의미다. 어른이 쓴 어린이 동화가 ‘어른을 위한 동화’가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의 첫 작품집인 이 책의 출판기념회는 16일 오후 7시 아로마 스포츠센터(3680 Wilshire Bl.)서 열린다. 문의 (323)732-5333
<박동준 기자>
dam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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