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로 처리된 방충복은 상당히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무더운 여름 야외활동
본격적으로 찾아온 무더위와 함께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여름은 물것들이 기승을 부리는 계절이기도 하다. 산에서 물에서 물려고 덤벼드는 곤충은 쫓기도 귀찮고, 물리고 난 다음에 가려운 것도 성가시지만 자칫 병까지 옮을 수 있으므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퍼메드린’성분, 효과 좋고 안전성도 입증
스프레이 사서 옷에 뿌려 비용 절약할수도
12년 전 국립 과학아카데미는 살충제인 퍼메드린으로 처리한 전투복을 군인들에게 지급하는 문제를 놓고 찬반토론을 벌였다. 결국 아카데미는 그 옷이 군대가 전투 병력에 총탄이나 폭탄만큼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말라리아처럼 곤충이 옮기는 병에 걸리지 않도록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예방해주는 방법임을 인정했으며, 요즘은 많은 소매상들이 일반인용으로 방충복을 내놓고 있다.
그 방충복은 아카데미에서 그 문제에 대한 연구를 이끈 진 맥코넬 박사도 알래스카에서 낚시할 때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고 입는다. “방충 셔츠를 두벌 갖고 있는데 아주 좋아합니다. 모양이 아니라 효과가 좋기 때문이죠”라고 맥코넬 박사는 말한다.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 독물, 연구, 실험실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랄리에서 개인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지만 살충제 회사나 의류제조사와 아무런 금전적 관련이 없는 맥코넬 박사는 방충용 셔츠를 입고서도 목뒤에는 곤충들을 쫓아버리는 약인 DEET를 조금 바르고, 모자 챙 끝 부분에도 돌아가며 약을 뿌려둔다. 그렇지만 낚시질을 하느라 개울물 속으로 다닐 때 얇은 옷 정도야 문제없이 뚫고 물었을 모기떼를 막아주는 것은 퍼메드린으로 처리한 셔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진드기가 옮기는 라임 디지즈와 로키 마운틴 스파티드 피버를 일으키는 박테리아가 몇 개 지역에서 유행하고 있고 모기가 옮기는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가 거의 모든 주에 창궐하고 있는 요즘, ‘타미 힐피거’는 퍼메드린으로 처리한 골프용 능직 반바지와 면 폴로 셔츠를 판매하고 있다. ‘엑스 오피시’도 퍼메드린으로 처리한 정원용 앞치마와 캔버스 장갑, 양말을 판매한다. ‘L.L. 빈’에도 살충제에 담갔던 천으로 만든 모자, 셔츠, 하이킹 바지가 나와 있다.
이 모든 옷의 겉면에 최소한 25번을 빨아도 효과를 잃지 않는다고 관계 감독당국이 확인하도록 퍼메드린을 접착시키는 과정을 개발해 특허를 신청중인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보로의 직물처리회사 ‘버즈 오프 인섹트 쉴드’ 사장 리차드 레인은 이 기술의 사용 범위를 더 확대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말한다. 야외 결혼식에 입을 턱시도도 살충제로 처리한 천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옷이 정말 안전한 것일까란 의문에 대한 대답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DEET나 기타 곤충을 쫓는 성분은 사람이 숨을 뱉을 때 나오는 탄산개스와 체취를 가려줘서 물것들이 혼동을 하게 만들지만 퍼메드린은 곤충이 그 성분을 칠한 것을 물거나 그저 가까이만 가도 신경체계를 교란시켜 죽거나 기절하게 만든다. 진드기에 대해서는 퍼메드린이 DEET보다 훨씬 더 잘 듣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동안 쥐를 대상으로 한 몇 가지 실험에 따르면 사람이 정상적으로 사용할 때 노출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퍼메드린을 먹였을 경우 떨림과 마비가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지만 일반 소비자의 경우 국화에 앨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들에게서 가끔 피부가 가렵고 헤이 피버나 그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을 뿐이다.
독물학회 전 회장이자 버지니아 텍의 신경독물 실험실 실장인 매리온 에릭은 연구 결과 퍼메드린은 사람 피부에서 즉각 흡수되지 않고 재빨리 분해된다고 말했다. 그 불안정성이 바로 그 약은 옷감에 사용하라고 권장되는 주된 이유이다. 연방질병통제 및 예방센터는 DEET, 피카리딘, 레몬 유칼립터스 오일 성분이 든 벌레 쫓는 약은 피부에 직접 바르라고 권장한다. 그리고 퍼메드린은 피부에 흡수되어도 금방 무해한 대사물질로 분해되어 분비되고 만다. 인체 조직 내에 차곡차곡 쌓이는 화학물질과 다르다.
퍼메드린으로 처리한 의류의 효과에 대한 연구가 출판된 적은 없지만 군복에 대한 보고는 대부분 상당히 효과적이고, 옷 밖으로 노출된 피부에 방충제를 조금씩 쓸 경우 더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8년에 알래스카에서 모기에 대한 검사 결과는 특히 인상적이다. 퍼메드린으로 처리된 군복을 입고 35% DEET가 든 방충제를 노출된 피부에 바른 사람들은 8시간 동안 1시간에 평균 1번 물렸지만 퍼메드린으로 처리되지 않은 군복을 입고 DEET도 바르지 않은 사람은 한시간에 평균 1188번이나 물렸다.
그래도 맥코넬 박사는 살충제나 방충제는 많이 바를수록 좋은 것이 아니므로 잘 따져서 쓰라고 당부한다. 진드기가 많은 지역에 산다면 아이들 옷에 주저 없이 사용하겠지만 겨울에는 그럴 필요가 없고, 사무실에 출근한다면 전혀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보건부의 비치 크레이머 매개성 질환담당 국장은 물것들이 많은 지역으로 잠깐 여행하는 사람들은 퍼메드린 성분의 스프레이를 사서 옷에 뿌리고 다니는 것이 더 경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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