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어스 어패럴’의 데이빗 송 사장(가운데)이 종업원들과 환하게 웃고 있다. <김진호 기자>
“봉제업 이제 천직이 됐어요”
부친 와병으로 컴퓨터 전문가 꿈 접고 진로 바꿔
업무처리 등 모두 전산화… 주류 마케팅 더 강화
“아버지의 뜻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천직으로 생각합니다.”
LA다운타운 봉제업체 ‘가이어스 어패럴’(Gaius Apparel)의 데이빗 송 사장(30). 그의 꿈은 컴퓨터 전문가였다. 칼폴리포모나에서 컴퓨터정보학(CIS)을 전공하던 그는 컴퓨터업체 취업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졸업을 한해 앞둔 2000년, 갑자기 찾아온 아버지의 와병은 그의 진로를 순식간에 바꿔놨다.
아버지는 다리의 혈관이 막히면서 16번의 대수술을 받았다. 당연히 가업이던 봉제공장의 운영은 큰 차질이 생겼다.
아버지의 간절한 부탁에 못 이겨 그는 결국 공장 운영을 맡게 됐다. “봉제의 ‘봉’자도 모르는 내가 종업원 200여명의 공장 2곳을 운영할 생각을 하니 앞이 노랗더라”며 “솔직히 하루빨리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피가 쩔쩔 끓는 나이에 캠퍼스가 아닌 봉제 공장에 붙어 있어야 하는 것도 고역이었다.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12시간을 공장에서 지내다 보면 모든 게 자유로운 친구들이 여간 부러운게 아니었다”며 “하지만 학업과 친구들은 나중에 다시 만회할 수 있다고 다짐하면서 이를 악물었다”고 말했다.
어느 덧 그의 봉제 경력은 6년이 됐다. 그가 공장을 맡으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종업원과의 인화, 그리고 시스템 현대화다. 수 작업으로 처리하던 서류업무 등은 모두 전산화했으며 공장 시스템도 현대화했다.
한국어와 함께 능숙한 영어와 스패니시도 소중한 자산이다. “종업원과 대화소통이 가능해 업무 진행을 수월하게 하고 노동청 등 정부 관계자들과도 좋은 친분을 쌓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재 가이어스는 업계에서도 탄탄한 업체로 인정받고 있지만 그는 안주할 생각은 없다. “아버지의 권유로 시작한 봉제업이지만 지금은 천직으로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제는 의류업계에 비슷한 또래 친구들이 생기면서 함께 뜻을 모아 자체 브랜드를 탄생시키고 싶다”고 그는 포부를 밝혔다.
(213)746-0771
<김진호 기자>
kjin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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