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되면 부모들은 자녀들의 긴 여름방학 때문에 고심이다. 어떻게 하면 자녀들이 한눈팔지 않고 공부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기에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방학이 즐거운 시간이 되기보다는 괴로운 시간임에는 틀림없다.
여름학교는 학생이 D나 F를 맞은 경우 학업 보충을 위한 remedial program(보충 수업)과 높은 수준의 과목을 듣기 위한 준비를 하는 enrichment program(심화 학습)으로 나뉘어져 있다. 대다수의 한인 학생들은 보충 수업이 필요한 경우보다는 여름 학기를 통해 어려운 과목을 미리 택하여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여름학교를 많이 이용하는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권장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여름 학기의 6주 과정이 1년의 교과 과정을 다루기에는 턱없이 시간이 부족하고 이러한 기본을 습득하는 일련의 과정이 자녀의 학업과 성장 과정상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만약에 좀 더 높은 과정을 듣기 원하는 경우 학교에서 여름학기를 통해 건너뛰기보다는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택할 것을 권한다. 학생이 고학년인 경우는 방학 중 대학 준비를 위해 보충할 과목이 있는지 점검해 보고 학기중 시간이 없어서 하지 못했던 커뮤니티 봉사활동이나 그밖에 과외활동을 좀 더 적극적으로 심도 있게 해보는 것이 좋다.
부모들은 봉사활동 한 가지만으로 방학을 때우기는 불안해서 공부 한 가지를 병행하기를 원하지만 두 달 동안의 커뮤니티 활동이나 봉사활동 역시 제대로 한다면 여름학교만큼이나 힘들고 어렵기는 매한가지이다. 대충 시간이나 때우면서 원서를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는 활동은 없다. 대학에서 인정하는 프로그램이든 효과가 높은 프로그램이든 그렇지 못하든 그건 전적으로 학생이 그 프로그램을 통하여 얼마나 성실히 활동했으며 그 활동을 통해 경험한 것을 자신의 학업과 미래와 사회를 연결시킬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요즘엔 대학에서 하는 여름 프로그램에 대해 부모들의 많은 문의가 있다. 대학에서 진행하고 있는 초중고교를 위한 프로그램의 주된 목적은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자기 학교로 유치하기 위한 대학 측의 장기적인 전략이다. 학생이 갈 학교에 대해 미리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학비와 시간을 절약해 주고자 하는 것이 비싼 사립대학 여름 학기의 주된 목적이다. 그러니 굳이 그 학교를 갈 생각이 있는 경우나 특별한 이유가 아니면 그리 권장할 만한 것은 아니다.
여름방학은 자녀들이 학기중 시간이 없어서 하지 못했던 일들을 방학동안 맘껏 해보는 것이다. 또한 학생 자신이 흥미 있는 분야에 도전하므로 그들의 성취감을 높이도록 하는 것이다. 나는 얼마 전 비만인 친구 아들의 여름 방학엔 공부보다는 두 달 동안 체중조절을 위한 캠프에 보내어 아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했고 친구는 나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친구와 아들이 원하는 바지 사이즈를 목표로 여름나기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자녀들의 여름나기는 부모들의 다른 복안이 없는 한 시간 때우기의 연장이고 쉼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기보다는 평소와 다름없는 자녀들의 시간관리에 부모들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기간이 아닌가 한다. 결국 자녀들의 여름 나기는 부모들의 생각만큼, 아는 만큼 자녀가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나고 보면 여름방학의 그 시간에 그렇게 목숨 걸고 공부시킬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자녀를 다 키우고 난 부모들의 푸념인 것을 감안한다면 남의 얘기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자신만의 계획에 충실하는 것이 가장 좋은 계획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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