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강호 체코에 0-3 참패
다크호스 가나는 이탈리아에 0-2 고배
역시 세계 5위라는 FIFA랭킹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했고 꿈과 달리 현실은 냉혹했다.
미국이 현 세계랭킹 2위 체코와의 E조 예선 첫 경기에서 0-3으로 참패하며 FIFA랭킹의 허상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또한 검은 대륙의 다크호스를 꿈꿨던 가나도 우승후보 이탈리아에 0-2로 완패해 아직은 세계정상과 다소 거리가 있음을 실감해야 했다. 이로써 C조와 함께 ‘죽음의 조’로 평가됐던 E조에서는 체코와 이탈리아가 16강 전선의 선두주자로 부상한 반면 미국과 가나는 험난한 가시밭길을 맞게 됐다.
현 랭킹 2위와 5위의 충돌로 관심을 모았던 체코 대 미국의 경기는 막상 뚜껑을 여니 체코의 일방적인 완승이었다. 미국은 경기 시작 5분만에 체코의 6피트8인치 거인 포워드 얀 콜러에게 미사일같은 헤딩슛을 얻어맞고 선취골을 내준 뒤 충격에서 회복되지 못하고 토마스 로식키에게 2골을 더 하용하고 0-3으로 KO당했다.
유럽땅에서 유럽팀을 상대로 월드컵 첫 승을 꿈꿨던 미국이었지만 이날 체코에 체크당한 현실은 아직도 멀었다는 것이었다. 미국은 이날 하루종일 단 1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하는 데 그쳤던 4년전 한일월드컵에서 보여줬던 스파크넘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체코는 경기 시작 5분만에 미국의 오른쪽을 돌파한 지데넥 그리게라가 올려준 크로스를 콜러가 뛰어오르며 노마크 헤딩슛으로 미국의 골 네트를 가르며 일찌감치 기선을 제압했다. 체코 대표팀 득점기록 보유자인 콜러는 이 골로 A매치 69게임에서 43번째 골을 기록했다. 미국은 28분 주장 클로디오 레냐가 쏜 25야드 중거리슛이 체코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와 분위기를 반전시킬 처음이자 유일한 찬스를 놓쳤고 그 이후론 파벨 네드베드라는 걸출한 미드필더를 앞세운 체코에 일방적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36분 로식키의 대포알같은 중거리슛으로 추가골을 내준 미국은 이후에도 계속 체코의 공세에 쩔쩔 매다 후반 31분 네드베드의 킬패스를 받은 로식키가 이날 2번째 골을 뽑아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브루스 아레나 미국 감독은 평소와 달리 랜든 다나븐, 드마커스 비즐리, 케이시 켈러 등 팀의 간판스타들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며 신랄한 비판을 가해 이날 퍼포먼스에 대한 극도의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미국의 투톱으로 나선 다나븐과 브라이언 맥브라이드는 단 한 개의 슈팅도 날리지 못한 채 경기를 마쳐야 했다. 미국은 오는 17일 우승후보 이탈리아와 16강의 사활이 걸린 2차전을 갖는다.
한편 하노버에서 벌어진 이탈리아와 가나의 경기는 우승후보의 위용을 유감없이 과시한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탈리아는 전반 40분 코너킥에서 이어진 패스를 받은 안드레아 피를로가 밀집된 페널티박스 한복판을 섬광처럼 꿰뚫고 지나가는 예리한 오른발슛으로 선취골을 따낸 뒤 특유의 빗장수비로 가나의 거센 공세를 막아내다 후반 38분 가나 수비의 결정적인 미스를 틈타 빈센테 이아퀸타가 추가골을 뽑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날 이탈리아는 걸출한 미드필더 마이클 에시엥을 앞세운 가나의 거센 저항에도 불구, 크로스바와 골포스트를 한 번씩 맞추는 등 유효슈팅 수에서 가나를 13대4로 압도하는 등 질적으로 우승후보로서 손색없는 면모를 드러냈다. 가나는 이탈리아의 눈부신 플레이에 맞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 시종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줬으나 막강 아주리군단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미국의 캡틴 클로디오 레냐가 체코에게 완패한 뒤 고개를 떨구고 있다.
가나와의 경기에서 후반 38분 승부에 쐐기를 박는 추가골을 터지자 이탈리아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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