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네티컷주 심스베리에 사는 존 더든은 매주 의사에게 가서 앨러지 주사를 맞는 대신 매일 집에서 혀 밑에 떨어 뜨리는 물약을 사용한다.
더든에게 앨러지 약이 필요한 것은 키우고 있는 고양이 네 마리와 먼지 때문이다.
‘앨러지 드롭’물약 유럽·남미선 일반화
매주 병원 가는 수고 덜고 약값도 저렴
“투약량 부정확” 일부 의사는 처방 부정적
미국에서는 앨러지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주사를 맞지만 유럽과 남미에서는 몇십년 전부터 매일 혀밑에 한방울씩 물약을 떨어 뜨리는 이들이 대부분인데, 아직 연방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나지 않은 이 물약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미국에서도 전국적으로 늘고 있다. 주사와 마찬가지로 이 약의 주성분은 환자의 앨러지 원인에 맞춰 처방되며 그 앨러지 항원은 주사에 사용되는 것과 꼭같다. 따라서 의사가 이 약을 처방하는 것은 합법적이다. FDA가 승인한 주사약에 사용된 성분이므로 의사가 그 약을 새로운 방법으로 처방하는 것은 법에 어긋나지 않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약품의 레이블에 표시된 효능 이외의 질병에 대해 사용하는 ‘오프 레이블’ 처방이라 불리는데 미용 목적으로 사용되는 보톡스, 편두통약으로 처방되는 혈압약 같은 것이 흔히 ‘오프 레이블’ 처방의 흔한 예라 할 수 있다.
코네티컷주 웨스트 하트포드의 이비인후과 전문의 타드 잭스는 지난 달부터 이 물약을 환자들에게 처방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일부 보험회사가 매주 앨러지 주사를 맞는 환자들에게 코페이먼트를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10~25달러씩 코페이먼트를 내지 못해 주사를 끊어버리는 환자까지 나오자 이 물약에 눈을 돌린 것이다.
잭스에 따르면 이 앨러지 드롭은 주사와 마찬가지로 봄마다 꽃이 필 때 한 보름쯤 재채기와 콧물로 고생하는 사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인체에 무해한 먼지나 꽃가루등 다양한 환경물질에 대해 면역체계가 과잉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앨러지 드롭은 주사와 같은 방식으로 작용한다. 한 사람이 앨러지 반응을 보이는 물질을 소량 투입시켜 그 사람의 몸이 점차 면역력을 키우도록 하는 것이 원리다. 주사나 물약 속에 든 앨러지 물질은 하도 소량이라 보통 3~5년이 지나야 꽃가루에 앨러지가 있던 환자가 봄에도 재채기를 하지 않게 된다.
의사 사무실에 매주 찾아가서 주사를 맞는 대신 환자는 자기 집에서 매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또 밤에 잠자기 직전에 혀 밑에 이 약을 한두방울 떨어뜨리면 되므로 훨씬 편리하다. 약에는 아무 맛도 없고 알려진 부작용은 처음 몇주간 혀밑이 조금 가려운 것 뿐이다.
물약에 드는 비용은 주당 12달러로 환자들은 대부분 석달치를 한꺼번에 구입한다. 거의 모든 보험회사가 이 약값을 내주지 않는다.
현재 미국에서 이 앨러지 드롭을 처방하는 의사는 삼사백명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그와 같은 결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의 앨러지 전문의 린다 칵스는 이 앨러지 드롭을 처방하지 않는다. 칵스가 공동팀장을 맡고 있는 미국앨러지, 천식및 면역학회의 이 앨러지 드롭에 대한 특별대책팀은 영국, 프랑스, 독일에서 나온 100건의 논문을 조사해본 결과 최대의 효과를 보기 위해 사용해야 할 정확한 양을 알아낼 수 없었다며 지지를 거부했다. 도대체 하루에 두번씩 얼마만큼을 사용해야 일주일에 한번 맞는 주사와 같은 양이 되는지를 알아야만 한다는 것이 칵스의 주장이다.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은 현재 미국에서 진행중인 몇개 연구가 일년 이내에 밝혀줄 예정이다. 현재 앨러지 주사에 사용되는 항원을 제조하는 회사인 그리어 제약사가 최대 규모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앨러지 업계와 무관한 대학이나 의사 그룹들도 연구하고 있다.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아 미심쩍긴 하지만 칵스도 조만간 그 약을 비치할 예정이다. 쓰는 사람이 너무 많아져 완전히 무시하기는 힘들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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