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 발렌틴 이바노프(오른쪽) 주심이 레드카드로 네덜란드 선수를 쫓아내고 있다.
포르투갈, 네덜란드와의 ‘서바이벌게임’서 1-0 승리
잉글랜드와 8강 격돌 … 독일은 아르헨티나와 충돌
심판이 너무 튄다. 올해 월드컵의 가장 무서운 스트라이커는 주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네티즌들이 지난 23일 스위스전 전반 필리페 센데로스와 파트리크 뮐러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핸들링을 범한 것에 대해 반칙을 선언하지 않은 것과 후반 알렉산더 프라이의 추가골 당시 오프사이드 반칙을 잡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로 국제축구연맹(FIFA) 웹사이트를 다운시킨 가운데 25일에는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이 직접 “주심도 경고감”이라며 얼굴을 찌푸린 경기가 있었다.
포르투갈이 네덜란드를 1-0으로 제친 16강전. 월드컵 역사상 “가장 지저분한 경기 중에 하나”로 남을 이 경기의 주심 발렌틴 이바노프(러시아)는 이날 옐로카드를 무려 16차례(타이기록)나 꺼내들며 4명(신기록)을 줄줄이 퇴장시켜 도마에 올랐다. 2명씩 퇴장 당해 9-9로 경기를 마친 두 팀 감독은 서로는 물론 심판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전반 23분 미드필더 마니시(29·첼시)의 골을 끝까지 지킨 포르투갈은 이겼지만 그 다음 잉글랜드전에 데쿠와 코스티나가 못 나와 울상이다. 이날 옐로카드를 9장이나 받아 한 번 더 받으면 출장정지 처벌이 떨어지기 때문에 적극적인 경기를 펼칠 수 없는 선수들 투성이가 됐다.
올해 월드컵은 레드카드가 유달리도 많다. 52경기만에 23개로 아직도 12경기가 더 남아있는데 이미 신기록을 세웠다.
네덜란드의 마르코 반 바스텐 감독은 “이렇게 중요한 경기를 심판이 망치다니 유감”이라며 “심판이 1분마다 휘슬로 경기를 끊어 후반에 한 것은 축구도 아니다”라고 했다. 포르투갈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포르투갈 감독도 “데쿠가 프리킥 상황에서 시간 지연을 했다며 퇴장시킨 것은 어이가 없다”고 거들었다.
전부 심판의 잘못은 아니다. 네덜란드의 거친 파울로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도 잃은 포르투갈의 스콜라리 감독은 “FIFA에서 ‘페어플레이’에 대해 자주 말하는데 네덜란드는 페어플레이를 하지 않았다”며 상대도 비난했다.
네덜란드의 반 바스텐 감독은 이에 대해 “포르투갈은 남을 흉볼 입장이 아니다. 우리는 어려서 그들만큼 할리웃 액션에 능숙하지 못해 졌는지도 모른다”고 받아쳤다.
한편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캡틴’ 데이빗 베컴의 한 방에 깨어났다. 잉글랜드는 이날 슈투트가르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6강전에서 후반 15분 베컴의 천금같은 프리킥 결승골에 힘입어 남미의 난적 에콰도르를 1-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잉글랜드는 16강전의 유일한 유럽-남미 대결에서 승리해 40년 만에 꿈꾸는 월드컵 우승을 향해 한 발짝 전진했다.
무더위 속에 답답하게만 이어지던 흐름을 단번에 뒤바꾼 건 역시 베컴이었다. 후반 15분 램퍼드가 끌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베컴은 페널티지역 좌중간에 섰다. 전반에 한 번 찬스가 있었지만 각도가 너무 꺾여 포스트를 비켜간 걸 기억한 베컴은 예리하게 눈으로 각을 재다가 오른발 인사이드로 볼을 감아 차 골을 터뜨렸다.
한편 전날 벌어진 경기에서는 독일이 스웨덴을 2-0, 아르헨티나가 연장전에서 멕시코를 2-1로 물리쳐 4강 길목에서 만나게 됐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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