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골이 된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지네딘 지단(왼쪽)이 티에리 앙리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아트사커’대 ‘빗장수비’한판승부로
2006년 독일 월드컵 패권 압축
앙리가 얻어낸 페널티킥
지단이 성공시켜 1-0
골키퍼까지 골문을 비워놓고 뛰쳐나왔으나 끝내 죄어오는 패배의 덫을 피할 수는 없었다. 첫 월드컵 결승진출에 도전한 이베리아반도의 자줏빛 전사들은 결국 좌절의 아픔을 맛봤고 2006독일월드컵의 패권은 프랑스 ‘아트사커’와 이탈리아 ‘빗장수비’의 한판승부로 압축됐다.
5일 뮌헨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대회 준결승에서 프랑스는 전반 33분 지네딘 지단의 페널티킥 선취골을 끝까지 지켜 포르투갈을 1-0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티에리 앙리가 페널티킥을 유도해내자 키커로 나선 ‘아트사커 매스터’ 지단은 골문 왼쪽 아래쪽으로 향하는 강력한 오른발슛을 뿜었고 포르투갈의 ‘거미손’ 수문장 히카르두가 정확히 방향을 잡고 몸을 날렸으나 총알같은 날아간 볼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한때 ‘늙은 수탉’이라는 조롱을 받았던 프랑스는 이 한 골을 끝까지 지켜 승리를 따내며 결승에 올라 조별리그 때 부진을 완전히 씻고 8년만에 정상탈환을 노리게 됐다. 반면 포르투갈은 내용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지난 1975년 이후 프랑스에 한 번도 못이긴 징크스를 넘지 못하고 주저앉아 아쉬움 속에 월드컵을 마감하게 됐다. ‘레블뢰’ 대 ‘아주리’, 두 푸른 전사들의 결승전은 오는 9일 오전 11시(LA시간) 베를린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예측불허의 접전이라는 예상대로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된 경기에서 포르투갈은 전체적으로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으나 수차례 위협적인 장면에도 불구, 프랑스의 철벽 포백라인을 뚫지 못해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경기시작과 함께 공세로 나선 포르투갈은 전반 4분 데쿠가 중앙에서 위협적인 중거리슛을 시도했으나 프랑스 골키퍼 파비앙 바르테스에 걸렸고 8분 마니시의 대포알 중거리슛은 크로스바 위를 스치듯 지나갔으며 1분 뒤 루이스 피구의 위협적 크로스는 받쳐주는 사람이 없었다.
초반 잇단 위기를 넘긴 프랑스는 지단과 신예 프랑크 리베리의 플레이가 살아나며 점차 균형을 맞춰간 뒤 전반 32분 두 수퍼스타의 합작으로 결과적으로 승부를 가른 선취골을 뽑아냈다. 왼쪽에서 플로랑 말루다가 찔러준 볼을 잡은 앙리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중앙으로 돌며 돌파를 시도했고 순간적으로 그를 놓친 히카르두 카르발류는 필사적으로 발을 내밀어 그를 넘어뜨린 뒤 파울이 아니라고 호소했으나 이미 주심의 손은 페널티마크를 가리킨 뒤였다. 키커로 나선 지단은 차기 전 이미 방향을 정한 뒤 주저없이 오른발 킥을 날렸고 볼은 다이빙한 히카르두의 손끝을 스치듯이 왼쪽 아래 네트에 꽂혔다. 잉글랜드와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무려 3개의 킥을 막아낸 히카르두로서도 손 쓸 수 없는 볼이었다.
반격에 나선 포르투갈은 전반 36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호날두의 감각적인 백패스를 받은 마니시가 강력한 오른발슛을 때렸지만 바르테스에 막혔고 3분 뒤 호날두의 슛은 수비맞고 코너에 그쳤다. 프랑스는 후반 3분 왼쪽에서 볼을 받은 앙리가 드리블 돌파로 페널티박스 왼쪽을 파고 든 뒤 수비 한 명을 제치고 강력한 왼발슛을 날렸으나 히카르두의 선방에 걸려 추가골을 놓쳤고 1분 뒤에는 리베리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오른발 터닝슛을 뿜었으나 역시 히카르두가 쳐냈다. 포르투갈은 8분 파울레타의 강슛이 옆그물을 출렁이는데 그쳤고 32분에는 호날두의 대포알같은 프리킥이 바르테스의 가슴에 맞고 튀어나온 것을 피구가 회심의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넘기는 바람에 땅을 쳤다. 결국 포르투갈은 인저리타임동안 히카르두 골키퍼까지 공격에 가담시켜 필사적으로 만회골을 노렸으나 끝내 프랑스의 골문을 열지 못한 채 종료 휘슬소리를 들어야 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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