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시장선거에 출마한 시민운동가 크리스 크라우더(44) 씨가 피살됐다.
크라우더 후보는 8일 새벽 시내 컨벤션 센터 근처 공원에서 여러 발의 총을 맞고 숨진 시체로 발견됐다.
크라우더 씨의 사체는 평소 이용하던 휠체어 옆에 쓰러져 있었으며, 크라우더 씨는 지난 1990년 또 다른 총격으로 하반신이 마비돼 계속 휠체어에 의지해 활동해왔다. 크라우더 씨가 총에 맞아 부상했던 당시는 그 해 DC 내에서 474건의 살인사건이 발생, ‘살인 수도’라는 악명을 떨치던 시절이었다.
크라우더 씨는 이날 새벽 3시43분 노스웨스트 6가와 N 스트릿 네거리 근처 공원에서 발견됐다. 이 일대는 주민들이 산책을 즐기는 곳으로 평소 우범지역으로 꼽히는 곳은 아니다.
경찰은 용의자나 살해동기 등에 대한 단서는 포착하지 못했으며, 의도된 살인인지, 아니면 강도나 무작위적 폭력의 결과인지 파악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경찰은 크라우더 씨 이외에 다른 한 명도 이날 밤 총격을 당해 치료 중이나 중태라고 밝혔다.
크라우더 씨는 지역사회를 위한 민권운동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각종 지역문제에 목청을 높여 왔었다. 지난 1995년 CBS의 ‘60분’에 출연, 자신의 1990년 피격사건에 대해 발언해 인지도를 높였으며, 평소 DC 시의회 의원들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해왔다.
크라우더 씨는 ‘DC 스테이트후드 녹색당’ 후보로 시장선거에 출마했다. 이 정당은 DC에 대한 연방정부의 통제를 배제하고 주와 같은 권한 확보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크라우더 씨를 포함한 시장 출마자 12명 가운데 선두주자 중 한 명인 애드리언 펜티 시의원은 “활기에 넘치고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고 크라우더 씨를 평하고 “서민주택 정책, 청소년을 위한 사업 확대 등을 주장해왔다”고 고인을 설명했다.
크라우더 씨는 피살 현장에서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7가의 아파트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피살된 크라우더 후보는 하워드 대학 출신으로 법대에 다니던 중 총격을 입었다. 크라우더 후보는 ‘60분’에 출연했을 때 10대 3명이 자신을 경찰관으로 잘 못 알고 총을 쐈다고 말했었다.
크라우더 씨의 피격은 시장 후보의 피습이라는 점과 함께 휠체어를 타고 있는 장애인을 누군가가 총으로 쐈다는 점에서 DC 시민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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