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탤런트 김애경이 전매특허인 ‘애교’를 버리고 ‘욕짱’으로 변신한다. 입을 열면 무조건 욕부터 시작한다. ‘앙앙’거리는 비음으로 시청자에게 익숙한 그의 변화가 놀랍다.
김애경이 SBS 새 아침드라마 ‘맨발의 사랑(이도영 극본, 김정민 연출)’에서 투박한 외모에 걸쭉한 입담, 씨름선수 못지 않은 힘을 가진 50대 남편의 여읜 김문자를 연기한다. 사극 ‘왕의 여자’ 이후 여유를 갖고 싶어 3년간 TV를 떠났던 그였다.
27일 오후 2시 SBS 일산제작센터에서 열린 ‘맨발의…’ 기자간담회에서 김애경을 ‘우연히’ 만났다.
주연 전혜진, 임호, 오수민, 박형재와 감초역을 맡은 김효진과 이정수가 참석해 간담회가 진행되던 참이었다. 예정보다 시간이 길어지자 옆 스튜디오에서 촬영 시작을 기다리던 중견배우 박정수와 김애경이 간담회장을 ‘급습’해 당장 촬영장으로 돌아오라고 호통친 직후였다.
간담회 직전 20분간 상영된 드라마를 통해 김애경이 펼치는 구수한 욕의 진수를 확인한 취재진으로서는 그의 예고없는 등장이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일. 황급히 자리를 떠나는 김애경을 붙잡고 처음 맡은 ‘욕쟁이’ 캐릭터에 대한 소감을 들었다.
애교스런 욕은 정도 쌓이고 밀착감도 생긴다
30년간 드라마와 연극을 통해 수녀부터 왕비까지 안 해본 역할이 없다는 그는 의아하게도 욕쟁이 캐릭터는 처음이다.
첫 도전인데도 거부감이 없는 모양이다.
친한 친구나 동생끼리는 애교스런 욕을 쓰기도 하는데 더 끈끈해지고 정감있어져요. 욕을 섣불리 하면 당연히 기분 나쁘죠. 그런데 사랑스럽게 쓰면 정도 쌓이고 밀착감이 생긴다니까요. 왜, 욕쟁이 할머니 가게가 더 잘되잖아요?
연출자 김정민 PD의 ‘하고싶은대로 마음껏 욕하라’는 주문(?)도 김애경에게 힘이 됐다.
영화와 TV는 다르니까 세게 할 수 없잖아요. 상스럽고 혐오스럽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애드리브을 하는 거죠.
이미 영화계를 ‘욕’으로 석권한 김수미가 있다. 김수미씨가 저보다 좀 더 강하지 않나요? 영화의 특성도 있고. 저는 좀 밝은 편에요.
목사님 설교조차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
30년간 다람쥐 쳇바퀴 돌듯 지내 여유를 갖고 싶었다는 그는 3년간 TV를 떠나 연극 무대에 올랐다. 리듬을 놓치지 않으려고 간간히 토크쇼에 출연했지만 드라마 출연은 오랜만이다.
시놉시스를 읽으면서 작가님의 장난끼를 봤어요. 저는 목사님 설교조차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사도 마찬가지에요. 재미있어야 보고 읽을 의욕이 생기잖아요.
열의도 대단하다. 외형상 코믹함을 배가시키는 오른쪽 눈 밑 점은 직접 고안한 설정이다. 역할에 흡수되기 위해 고민하다 얼굴 여기저기에 점을 찍어본 뒤 결정한 크기와 위치다.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해요라는 김애경은 오는 31일부터 만날 수 있다.
[기사제휴]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 기자 dlgof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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