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과는 상반될 것만 같았던 배우들이 최근 안방극장에 코믹 바람을 선도하면서 특유의 ‘허허실실’ 작전으로 드라마 인기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탤런트 이덕화, 이혜영, 박진희, 유호정 등은 기존의 차분하고 진중한 모습과는 달리 캐릭터에 힘을 쫙 뺀 모습으로 지상파 3사를 종횡무진 휘저으며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들어 MBC ‘주몽’, SBS ‘연개소문’ 등이 사극의 확고한 인기를 주도하는 가운데 코믹 장르를 또 하나의 인기 장르로 만들어 가고 있다. 배우들의 캐릭터 영역 파괴가 이들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다.
이덕화와 이혜영은 지난 7월 3일 첫 방송된 KBS 2TV 일일시트콤 ‘웃는 얼굴로 돌아보라’를 통해 시트콤 부활을 선언하고 나섰다.
두 배우는 한동안 침체됐던 시트콤에 선봉장 역할을 자임하며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드라마 ‘무인시대’ ‘제5공화국’ ‘황금사과’ 등 다양한 작품속에서 남성적인 카리스마를 유감없이 보여줬던 이덕화는 귀엽고 소탈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변신했고, 20년 간 한결같은 이미지를 고수해온 이혜영은 푼수기 넘치는 라디오 DJ로 극중 ‘망가짐의 미학’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기존 이미지 대신 ‘망가짐’을 선택한 이들에 대해 시청자들은 “두 배우의 망가짐이 드라마 전반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며 열정적인 환호를 보내고 있다.
시청률 20%대를 넘기며 수목드라마 정상 굳히기 들어간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는 KBS 2TV ‘비단향 꽃무’ 이후 4년 만에 컴백한 박진희의 공이 크다.
박진희는 MBC ‘프란체스카’ 시리즈를 히트시킨 심혜진을 능가하는 웃음 제조력을 발휘하고 있다. 바람난 남편 윤다훈을 능청스러울 만큼 자연스럽게 길들이는 아줌마 박진희의 모습을 보면서 주부들이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다. ‘박진희의 재발견’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7월 29일 첫 방송된 MBC ‘발칙한 여자들’의 유호정도 특유의 ‘허허실실’ 변신으로 드라마 인기 상승을 이끌고 있다.
남편의 외도로 졸지에 이혼녀가 된 유호정(미주)의 치밀한 복수기를 그린 설정답게 작품은 유호정의 코믹 변신이 어느 정도 성공하느냐가 관건이었고, 방송 2회분이 나간 뒤 시청자들은 “신선하고 경쾌했다”는 표현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호정에게는 ‘발칙한 여자들’이 일종의 도전이었다. 전작인 ‘로즈마리’ ‘청춘의 덫’ ‘인생이여 고마워요’에서 보여준 지고지순한 청순녀의 이미지와는 전혀 딴판이었기 때문이다. 줄곧 비슷한 캐릭터의 모습을 선보였던 유호정에게 나름의 변신이 필요했고, 그 변신이 절반의 성공을 거둬들인 셈이 된 것이다.
이밖에 KBS 1TV ‘열아홉 순정’의 강석우와 SBS ‘맨발의 사랑’의 이영하 등도 주연은 아니지만 기름기를 쫙 뺀 코믹함으로 극의 맛깔스러움을 더하고 있다. 배우들이 코믹 변신은 그동안 다양한 작품들 속에서 이루어져 왔다. 이들은 연기 변신에 대한 노력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했고, 의외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의 ‘허허실실’ 코믹 열전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안우 기자 naw@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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