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떠난 친구 목사가 한국과 미국 목회의 차이점에 대하여 말하면서 “미국에서는 성경에 따라 복음만을 강하게 외치면 목회가 은혜롭게 진행되었는데 한국에 와보니 진보와 보수의 문제 때문에 어떻게 설교해야 할 지 모를 때가 많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단일 민족이라고 자랑해온 우리가 이제는 하나가 아닌 삶을 삽니다. 남과 북이 두 개로 나누어진 것도 모자라 대한민국의 국민도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하나 되지 못한 채 살고 있습니다. 모든 가치관과 기준이 다른 가운데 모임이나 상황 판단, 미래 예측을 모두 따로 합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것을 가지고도 완전히 상반된 의견을 나누고 삽니다.
하나 되지 못하고 나뉘어져 살고 있는 것의 결과를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한 민족이 둘로 나뉘니까 나라가 그만큼 약해집니다. 진보와 보수라는 극한 대치 상황 속에서 모든 일을 처리하다 보니 만족과 성취감이 그만큼 작아집니다. 일부 이민 가정이나 기러기 가족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가족이 한 지붕 아래서 부딪혀 가며 살지 못하고 각 나라로 나뉘어져 살다보니 가족의 중요성도 없어지고 이에 따르는 가정 파괴 문제가 심각합니다. 오죽하면 결혼해 한 가정 이루고 사는 것조차 부담이 된다면서 애인 친구라는 데이트 메이트 족(date-mate)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나누어진 나라가 각각 모른 척 하고 사는 것은 하나 됨이 아닙니다. 나뉘어져 살고 있는 가족들이 각각 모른 척 하고 사는 것은 하나 됨이 아닙니다. 진보와 보수가 전혀 삶을 나누지 않고 따로 따로 사는 것은 하나 됨이 아닙니다. 코드 인사로 내 측근만을 옆에 두고 나하고 좀 다른 사람하고는 따로 노는 것은 하나 됨이 아닙니다. 하나 되어 사는 것은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기쁨도 슬픔도 고통도 즐거움도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다르기 때문에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르기 때문에 따르는 고통과 아픔을 같이 나누면서 결국에는 하나 되는 것이 하나님이 다스리는 천국의 삶입니다. 가족끼리 삶을 나누어야 합니다. 이웃과 삶을 나누어야 합니다. 하나 됨은 육신적인 함께 동거의 의미보다 몸은 떨어져 있어도, 사상은 극과 극이어도, 의견은 달라도 함께 부둥켜 않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통곡하고 함께 웃고 기뻐하는 것이 진정한 하나 됨입니다. 하나 되어서 삽시다. 오늘도 에셀 나무를 심으며…
글 : 호성기 필라 안디옥 교회 담임 목사
삽화 : 오지연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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