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의 신임 스티브 맥클라렌 감독은 데뷔전에서 유럽 챔피언 그리스를 4-0으로 대파, 일약 ‘축구종가’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리스 대파, 영국 환호 일색
베컴 뺀 맥클라렌 신임감독 지지도 급상승
잉글랜드가 신임 스티브 맥클라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첫 경기에서 유럽챔피언 그리스를 4-0으로 대파하자 영국언론들이 일제히 환영무드에 휩싸였다.
16일 올드 트레포드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잉글랜드는 데이빗 베컴의 주장 완장을 넘겨받은 존 테리가 선취골을 뽑아낸 것을 시작으로 전반에만 4골을 폭죽처럼 쏘아내며 유로2004 챔피언 그리스를 괴멸시켰다. 이날 잉글랜드의 플레이는 더 이상 팀이 베컴의 프리킥과 롱패스에 의존하지 않아도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고 특히 스티븐 제라드와 프랭크 램파드가 미드필드에서 좀 더 활발하게 움직이며 상대 수비를 공략할 수 있게 돼 공격루트가 훨씬 다양해 진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그동안 전임 스벤-고란 에릭손 감독이 이끈 대표팀을 비판하는 데 열을 올렸던 언론과 여론은 일제히 신임감독과 새 대표팀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데일리 메일지는 “이제 누가 베컴을 필요로 하나(So who needs Becks?)”라는 헤드라인을 뽑았고 가디언지는 “테리가 맥클라렌 시대를 힘차게 점화시켰다”고 흥분했다. 선 지는 “잘했다. 근데 왜 월드컵에선 그렇게 못했냐”고 반문하기도 했고 미러 역시 “두 달 늦었다”고 때늦은 선전을 아쉬워했다. 한편 모든 신문들은 베컴을 대표팀에서 제외시킨 맥클라렌 감독의 결정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팬들도 경기 시작전에는 “맥클라렌을 빼고 베컴을 넣어라”는 배너를 내걸었으나 전반을 4-0으로 마친 뒤에는 기립박수로 맥클라렌 감독에게 찬사를 보냈다. ‘축구종가’의 정권교체는 첫 걸음을 산뜻하게 내디뎠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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