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선 그녀 전격 인터뷰] 나 때문에 노출수위 낮췄다고? 감독님께 죄송할 뿐
배우가 어떻게 감히 감독에게 베드신에 대해 상의하고 그러나?
배우 고현정(35)의 첫 영화가 드디어 공개됐다. 홍상수 감독과의 조우로 화제를 모은 영화 ‘해변의 여인’(제작 영화사 봄)이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 극장에서 첫 기자 시사회를 가졌다. 해변에서 만난 네 남녀의 하룻밤 로맨스와 동상이몽을 다룬 이 영화에서 고현정은 기존의 우아한 매력을 과감히 버리고 성과 자기 감정에 솔직한 보통 여자 문숙이라는 배역을 깔끔히 소화했다.
술에 취해 고성을 지르고 연인에 대한 배신감으로 한밤중 숲 속을 헤매고 다니는 문숙의 모습에서는 그간 CF에서 그가 선보인 고상한 이미지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었다. 일상의 캐릭터들을 탁월하게 빚어내기로 정평이 난 홍상수 감독에게 땅에 두 발을 단단히 디딘 역할을 선물 받은 고현정. 그 역할을 몸에 꼭 맞는 옷으로 입어낸 그를 시사회 후 한 까페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기존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비해 베드신에서 노출이 거의 없다. 감독이 고현정을 의식해 수위를 낮췄나
▲ 베드신에 대해 감히 배우가 감독에게 (줄여달라고)상의하고 그런 것 없다. 어떻게 그러나. 내가 문숙을 맡지 않았어도 그렇게(노출 없이) 갈 예정이었던 걸로 안다. 하지만 나 때문에 감독님이 그런 오해를 받는 건 죄송한 일이다.
- ‘지랄같다’ ‘(긴 다리를) 확 잘라버리고 싶다’ ‘똥차에요’ 등 문숙의 대사가 거칠다. 문숙과 고현정의 실제 모습은 얼마나 닮았나
▲그런 표현은 일상 용어 아닌가. 평소에 거의 쓰는 말이다. 문숙과 실제의 고현정은 비슷하다. 굵은 선이야 다르겠지만. 열 받으면 확 열 받고 싫으면 싫은 티 내고 한다.
- 하지만 대중들은 고현정하면 냉장고 광고에서 ‘여자라서 행복해요’라고 말하는 부유층의 여성을 떠올리는데
▲그건 LG에서 원하는 이미지다. 언제부터 이렇게 내 이미지가 포장됐나. 실제 내 모습은 아니다. (옆자리의 김승우가 그동안 너무 고급 광고만 찍었다며 거든다)
- 홍상수 감독 영화에 출연한 이유가 칸느, 베니스 등 해외 영화제 수상 욕심 때문인가
▲하늘땅 별땅 아니다. 내가 그리 성취욕이 강해 보이나. 일할 때 그렇게 영리하지 못하다. 홍감독이 미스코리아 출신이고 상업적인 이미지가 강한 나를 싫어할 줄 알았다. 영화사 봄의 오대표와 미팅을 하던 자리에 홍감독이 합석하게 됐고 대화를 나누던 중 ‘감독님 영화에 제가 출연할 수 있나요’라고 물은 것이 영화 출연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 시사회가 끝난 후 지금 행복하다고 말했는데 한남동 생활에서 벗어난 것을 빗댄 이야기인가
▲그런 질문은 흑백논리다. 단순히 (이혼 후 배우로서 살고 있는 것을)비교해서 행복하다고 한 것 아니다. 극장에서 제 연기를 처음 보고 나니 감회가 굉장히 새로웠다. 내 작품이라고 부를 수 있는 영화가 생겼고 운이 정말 좋아서 첫 영화를 홍상수 감독과 함께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행복을 말한 것이다.
- 영화에 문숙이 선희(송선미)에게 이혼하라. 결단을 내릴 수 있을 때라고 권유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혼 후 홀로 사는 당신의 삶과 중첩되어 묘한 기분이었다. 극중 캐릭터와 실제 삶이 부딪혀 불편한 점은 없었나
▲ 대본에 주어진 대로 충실하게 찍었다. 이것저것 다 따지고 생각하면 영화 못 찍는다
- 복귀 후 섬 처녀부터 섹스 칼럼 리스트까지 극과 극을 달리는 캐릭터를 선택했다. 결혼 전과 달리 캐릭터 변주의 폭이 넓어진 것에 이유가 있나.
▲ 결혼 후 10년 넘게 연기 활동을 못했다. 너무 굶었던 탓에 작품 욕심이 나는 것 같다. 작품 선택이 과감해진 것에는 특별한 결심이 있어서가 아니다. 컴백 후 선택한 작품들에 10년 동안 살아온 내 모습이 담겨있는 건 아닐까. 솔직히 말해서 일을 안하고 있으면 우울해진다. 같이 일하자고 제안하시면 ‘네∼’하고 바로 답하게 된다.
- 당신에 대해 악의적인 소문이 많다. 알고 있나
▲ 나만 그런 것은 아니지 않나. 특별히 대응할 생각은 없다. 나보고 베일에 쌓여 있다고들 하는데 여배우라면 어느 정도는 그런 모습이 있지 않나.
- 다른 여배우들은 보디 가드와 함께 다니는 경우가 드문데
▲ 보디가드 몇 명 세웠다고 세상과 벽이 쌓이지는 않는다. 가끔씩 스스로도 왜 보디가드가 필요한가 생각할 때도 있다. 하지만 필요 없는데 그런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이동할 때 저 분들이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 모성애가 굉장히 강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 평소에 아이들 생각을 많이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더 이상 질문하지 말아달라.
- 첫 영화인데 시사 후 아쉬운 점이 있다면
▲ 영화는 너무 재미있었다. 관객의 입장이 되어 깔깔 웃으며 봤다. 하지만 내 모습은 어찌 그리 후덕하게 나왔는지. 앞으로 살도 좀 빼고 가꿔야겠다.
-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 김승우씨가 숲 속에서 절하는 장면을 보며 울컥했다. 대사가 ‘도와주십시오’였나. 살다 보면 그런 마음이 들 때가 종종 있다.
- 극중 김승우가 하룻밤 로맨스를 즐긴 후 태도가 급변하는 장면이 있다. 실제 그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반응하겠나
▲ 문숙이니까 한번 꼬집고 넘어가지 나라면 가만히 안 놔둔다. 남자가 어떻게 다음날 태도가 그렇게 뜨아하게 돌변할 수가 있나.
- 올해 유난히 남성 중심의 영화가 많다. 그래서 연말 시상식 때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하는데
▲ 그러면 안되지 않나. 어떻게 영화 한 편으로 상을 받나. 경상도 사투리로 야마리 까진 짓이다. 아, 염치없는 짓이라는 뜻이다.
- 고현정의 미모의 비결 여전히 궁금하다.
▲ 뭐 특별히 하는 건 없다. 피부과에 정기적으로 다니기는 한다. 평소에 운동은 안 하는 편인데 영화 보고나니 당장 시작해야겠다.
- 차기작에서 기자 역할을 맡았다. 기자가 된다면 고현정이라는 배우에게 어떤 질문을 하겠나
▲ 나라도 보디가드는 왜 데리고 다니나, 다 그만두고 편히 살아라 이런 질문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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