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없는 것들’서 신하균과 호흡… 평생 연기만 하며 살고 싶지만..
’여고 괴담’ 1편의 만년 2등 여고생을 기억하는가. 1998년 웰메이드 공포 영화의 포문을 연 ‘여고 괴담’(감독 박기형)에서 간담이 서늘해지는 눈빛으로 데뷔해 관객에게 그 존재를 각인시킨 배우 윤지혜(27).
이후 김래원과 함께 출연한 ‘청춘’에서는 마음에 드는 남학생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해 성관계를 주도할 정도로 강인한 성격의 고3 수험생 하라 역을 맡아 과감한 노출신을 통한 연기 성인식도 치렀다. 하지만 그 때까지였다. 윤지혜가 영화 속 강한 캐릭터로 대중에게 어필한 것은.
데뷔 후 8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영화 ‘예의 없는 것들’(감독 박철희, 제작 튜브픽쳐스)의 주연 배우로 관객 앞에 서는 윤지혜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차라리 잊혀지고 싶었다
’청춘’으로 대중의 주목은 높았지만 언론의 가십성 기사는 도를 넘었다. 베드신에 도가 텄다 돈 벌려고 벗었다 등의 헤드라인을 단 기사들은 노출도 배우로서의 통과의례이고 성숙한 배우가 되는데 도움이 될 거라 목표를 세웠던 윤지혜에게 피해 의식으로 다가왔다. 여배우의 노출은 너무 쉽게 공격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팜므파탈 이미지로만 저를 보는 게 부담스러웠어요. 그 후 1년간 의도적으로 활동을 쉬었죠. 그런 이미지가 잊혀지기 바란 부분도 있고. 세월이 흐르다 보니 그게 나의 장점이라면 배척하지 말자, 장점을 충분히 보여주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네요. 어느 정도는 초월했다고 해야 하나. 사실 작품만 좋다면 캐릭터는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 베드신 쉬고 싶다
’청춘’, ‘가능한 변화들’에 이어 ‘예의 없는 것들’에서도 파격적인 노출신을 펼쳤다. 이번 영화의 베드신은 끈적하지 않고 쿨하며 때론 처연하다. 성격이 다른 베드신이라해도 어려움은 있었을 터.
그는 나만 벗었나. 신하균씨도 벗었다. 인터뷰 할 때마다 여배우인 나에게만 이런 질문이 돌아오는 게 웃기다. ‘청춘’때는 작품의 폭이 깊어질 거라는 생각에 용감무쌍하게 찍었다면 그 후에는 훨씬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어쩌겠나, 작품이 원한다면 해야지. 하지만 당분간은 베드신에 별 흥미가 안 갈 것 같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다. 코믹 물이나 느와르라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답한다.
▲ 촬영장은 너무 외로웠다
극중 ‘킬라’(신하균)에게 엉겨 붙는 ‘끈적바’의 마담 ‘그녀’는 양아버지에게 학대 받고 자란 사연이 많은 캐릭터. 윤지혜는 코믹과 느와르가 교묘히 복합된 장르 속에서 혼자 심각하고 무거운 연기를 펼치는 것이 버거웠다.
일단 여배우가 저 혼자이고 신하균씨가 워낙 말이 없는 분이라 촬영장에서 외로웠어요. 그런데 오히려 그 외로움이 도움이 됐죠. ‘그녀’가 무거움을 바닥에 깔고 있는 인물이니까. 촬영장에선 나만 너무 무겁고 심각한 거 아닌가 염려했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다 감독님의 의도가 있었네요
▲ 자연인 윤지혜는……
영화에서는 신하균에게 기습 키스를 퍼부을 정도로 적극적이지만 실제의 윤지혜는 리드하는 것보다 당하는 것을 좋아한다. 정말 좋아하면 애인에게 꼼짝도 못하는 스타일. 촬영을 쉴 때는 모자 푹 눌러쓰고 한강을 달린다. 헬스 클럽 같은 곳은 답답해서 질색이다.
결혼이요? 별로 생각을 안 해봤는데. 가능하다면 평생 연기만 생각하며 살고 싶어요. 하지만 또 아나요? 당장이라도 목숨 걸고 싶은 남자가 나타난다면 마음이 바뀔 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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