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장들 “고객관리어떡하나”
나라은행의 차기 행장 선임이 장기화되고 외국인 행장설까지 나돌면서 나라은행 직원들을 비롯한 한인 은행가가 술렁이고 있다.
나라은행 일부 직원들은 실제 비한인 행장 선임이 이뤄질 경우 한인 은행권에서 향후 나라의 입지마저 흔들릴지 모른다며 우려를 보이고 있다. 다른 은행들도 외국인 행장 시기상조론을 거론하면서 나라의 차기 행장 선임 향방이 은행권 경쟁 구도에 미칠 손익계산을 따지는 모습이다.
나라 직원들 사이에는 특히 외국인 행장이 올 경우 한인 금융문화의 특수성상 나라가 한인 마켓에서 다른 은행들에 밀리는 것 아니냐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분위기다.
한 일선 영업 담당 직원은 “행장 선임이 하루 빨리 이뤄져 안정을 찾아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직원들끼리 자주 하곤 하는데 외국인 행장설까지 들려오니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직원은 “외국인 행장이 오면 문화 차이에 따른 갈등과 한인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며 “특히 금융권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독특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한인 비즈니스 업주들과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지점장과 중간급 간부들과의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이렇게 되면 은행 영업에도 심각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관계자는 “최근 나라은행이 직원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나라은행 이사진이 대부분 한인사회를 배경으로 하지 않는 주류사회 출신인사로 포진되고 외국인 행장설이 나도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들도 외국인 행장의 경우 한인 고객들 대상 마케팅의 특수한 측면을 잘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기상조론을 피력했다.
한 은행 간부는 “한인 시장의 경우 주요 고객들이 행장이 아니면 상대를 안하는 등 다른 미국계 은행과는 전혀 다른 금융문화가 존재한다”며 “다른 은행들은 행장이 직접 고객을 만나 마케팅을 하는데 이를 못하면 외면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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