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AS로마 이적을 거부한 이영표.
성사직전 마음 바꿔 토튼햄 잔류 결정
로마 “이적 불발은 종교적인 신념 때문”
오늘 이란전 출전위해 한국행…경위 밝힐 듯
‘초롱이’ 이영표(29)의 이탈리아 프로축구 1부리그(세리에A) AS로마 이적이 이영표 본인의 거부로 성사직전 불발됐다.
이영표의 에이전트사인 ㈜지쎈은 30일 “AS로마와 현지에서 협상을 벌여 계약성사 단계까지 갔지만 선수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최종사인은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영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튼햄 핫스퍼에 잔류하게 됐으며, 이란 및 대만과 2007 아시안컵 예선을 앞둔 축구대표팀 합류를 위해 31일 한국에 돌아가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지쎈에 따르면 토튼햄과 AS로마 간 이적에 대한 합의가 끝난 상태에서 지쎈의 김동국 사장이 로마 현지에서 AS로마 관계자와 만났지만 이영표가 이탈리아행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협상이 결렬됐다. 지쎈 관계자는 이영표가 이탈리아행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팀을 옮기게 될 경우 현지 적응문제 등 여러가지 이유로 가족과 주변에서 만류도 있었고 이 때문에 이영표도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만약 이영표가 AS로마로 이적했다면 이적료는 400만달러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전문사이트 ‘골닷컴’은 한 이탈리아 언론을 인용, 독실한 기독교인인 이영표가 종교적인 이유로 카톨릭국가인 이탈리아행을 거부했다고 보도했으나 지센측은 “종교문제와는 전혀 관계없고 여러 상황을 두루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지쎈측은 로마로 이적했을 경우 연봉 등 대우는 훨씬 더 좋아졌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사실 이영표로서는 이미 세계 최고리그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상황에서 언어와 문화가 영국과는 또 다를 뿐 아니라 플레이가 거칠고 외국선수에 대한 차별성향도 짙은 이탈리아리그로 가는 것이 그다지 내키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그러나 AS로마의 스포츠 담당 이사 다니엘레 프라데는 30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토튼햄 핫스퍼와 우리 사이에 합의는 물론 이영표의 대리인 미스터 김(지쎈 김동국 사장)과도 완벽하게 협의가 이뤄졌으나 종교적인 성향의 개인적인 문제로 이적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AS로마는 그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혀 종교적인 신념이 이적거부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미 이집트 출신 스트라이커 호삼 아메드 미도를 토튼햄으로 보낸 AS로마는 오래전부터 이영표에 눈독을 들여 지난 4년여동안 팀의 주전 왼쪽 윙백으로 활약했던 아르헨티나 대표팀 수비수 레안드로 쿠프레(28)까지 프랑스리그 AS모나코로 떠나보내면서 이영표를 영입하려고 했으나 이번 일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 2002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연장 후반 정확한 크로스로 안정환의 골든골을 어시스트해 이탈리아팬들의 가슴에 잊지 못할 상처를 안겨줬던 이영표는 다시 한 번 이탈리아에게 ‘거부권’을 행사한 셈이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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