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코팅을 한 옷은 방수기능이 뛰어나다.
커피·케첩 쏟아도 흔적없이 말끔
소비자 정보
커피나 물을 흘려도 젖지 않고 흔적도 냄새도 남지 않는 옷은 특히 여행 다닐 때 유용하다. 버지니아주 북부에 사는 제임스 타이리가 잦은 업무용 출장 여행을 위해 최근에 장만한 바지가 바로 그런 것이다. 외관이나 감촉은 다른 바지와 다를 것이 없는데 섬유의 마감 처리가 달라서 물은 물론, 케첩, 꿀, 피, 식초, 그밖에 수많은 다른 것들을 흘려도 전혀 스며들지 않는다. 커피를 흘리면 방울방울 흘러내리고 비행기 안에서 쓰는 얇은 종이 냅킨으로 한번 쓱 닦아주기라도 하면 아무런 자국도 남지 않는다.
냄새·얼룩 전혀없어 출장여행에 특히 유용
옷감 감촉 차이 없고 추가비용도 저렴한 편
가방·가구용 직물 등으로 코팅제품 확산
그가 구입한 바지 ‘스틸 팬트’는 오리건주 유진 소재 남녀 겉옷 제조 및 판매회사 ‘비욘드’ 제품으로 www. beyondfleece.com에서 구입한 것이다. 옷감은 ‘나노스피어’라 불리는 직조 및 마감을 하는 스위스 회사 ‘셀러 텍스틸’이 만든 것이다. 비욘드 웹사이트에서 팔리는 이 바지의 가격은 119달러고, 육안으로는 볼 수도 없는 작은 입자를 이용하는 나노코팅을 하면 추가로 15달러가 더 드는데 타이리는 그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단언한다.
얼룩 방지 기능이 뛰어난 나노코팅은 지난 5년여 사이에 스노보드, 낚시 및 골프 등 다양한 스포츠용 의류에 사용되어 온 데 이어 점차 실크 넥타이, 캐시미어 재킷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셀러사는 3년 전부터 나노코팅을 시작했다.
나노코팅을 한 섬유는 액체가 스며들지 못하도록 튀겨내지만 몸에 걸치는 느낌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시애틀 소재 셀러 USA 사장 탐 와인벤더는 말한다. 무언가를 쏟아 봐야 비로소 특수 섬유임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나노코팅은 어떤 소재에도 할 수 있으며 다 한 다음에 따뜻함이나 탄력성, 또는 건조함 같은 다른 장점을 가진 다른 천에 붙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옷감의 한쪽 면에 몸에서 나는 땀을 재빨리 배출시키는 기능을 첨가시킨 다음에 한 쪽에 물이나 기름, 다른 얼룩을 막는 코팅을 한 다른 천과 접착시키면 두 가지 기능을 하는 옷감이 된다.
캘리포니아주 알라메다 소재 여성의류 제조사 ‘콘투어웨어’도 나노스피어 코팅이 된 셀러사 옷감을 가지고 ‘애니웨어’ 바지(156달러)를 만든다. 콜로라도주 브레큰리지에 사는 네이디 쿨리는 10일간에 걸친 페루 여행 내내 이 바지만 입고 다녔다. 쿨리는3 주 동안 말과 낙타를 타고 다닐 몽고 여행에도 이 ‘애니웨어’ 바지를 가져갈 예정이다. 엉덩이에 동전주머니, 양쪽 무릎 부분에 여권용 주머니가 숨겨져 있는 이 바지는 재단도 교묘하게 잘 되어 있어 골프나 등산 후에 신발만 바꿔 신으면 식당에 가기에도 손색이 없다고 쿨리는 말한다.
그런데 나노코팅을 하면 때도 타지 않는다. ‘스위스 아미’ 칼로 유명한 ‘빅토리녹스’가 오는 9월에 내놓을 새 고급 여행용 가방이 바로 나노스피어로 처리된 것이다. ‘투어바크’라 불리는 이 가방의 소재는 매우 촘촘히 꼬아서 짰기 때문에 올이 풀릴 염려가 없는 셀러사의 나일론이고 거기에 나노코팅으로 보호막을 한층 더 추가시켰다. 여러 가지 모양이 나올 예정인데 검은 색의 바퀴 달린 업라이트형은 22인치짜리가 550달러, 24인치 650달러, 27인치 845달러다.
셀러사의 천을 사용하는 회사 중 일부는 나노코팅까지 주문하기도 하지만 자기 회사 천을 셀러사에 보내 코팅만 하는 회사들도 있다. 나노코팅으로 마감처리를 하는데 드는 비용은 각각 다르지만 천의 무게와 성분에 따라 대충 스퀘어미터당 1달러50센트 정도가 추가된다고 셀러 USA의 세리 헬러란 대변인은 말한다.
뉴욕주 록빌센터의 카네기 패브릭스 사장 클리프 골드먼은 여러 가지 종류의 가구용 직물을 짠 다음에 나노코팅을 하는 다른 회사인 캘리포니아주 에머리빌 소재 ‘나노-텍스’로 보내 마감처리를 시킨다. ‘나노-텍스’의 기술책임자인 데이빗 오퍼드 박사에 따르면 이 회사는 가구에 사용되는 린넨부터 넥타이 만드는 실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물에 나노코팅을 하는데 “그 소재의 생명이 다 할 때까지 지속되는 화학처리를 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과거에는 액체가 스며들지 않고 때가 타지 않도록 코팅을 하면 표면에 두꺼운 층이 생겨 천이 딱딱해졌고, 그나마 집에서 몇 번 빨래를 하면 다 씻겨 내려갔다. 그러나 이 회사는 옷감의 표면에 새로 두꺼운 층이 생기게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나노미터 크기(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의 잔털들을 방패처럼 천 표면에 직각으로 세워 놓는다. 그 주위로 공기가 모이고 액체는 튀겨 나온다는 것이다.
그 결과 방수성이 극도화되어 액체는 약간만 기울이면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모두 흘러내린다. 그래도 서너 병의 케첩을 동시에 붓는다면 흐르는 물에 스폰지로 닦아야 할지도 모른다. 오퍼드 박사는 진흙 속에서 물에 젖지도 않고 깨끗하게 피는 연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한편 옷감 방수처리의 선구자인 ‘스카치가드’는 옷감 코팅에는 나노입자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얼굴 마스크 같은 다른 제품에는 사용한다. 나노입자가 얼굴을 가리는 부분에 김이 서리지 않도록 해주기 때문이라고 ‘스카치가드’ 제조사인 3M사 대변인 콜린 해리스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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