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중국산시성>=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한국의 `바둑 황제’ 조훈현 9단이 중국의 `기성’ 네웨이펑 9단과 9년 만의 재대결에서 승리했다.
조훈현 9단은 3일 중국 산시(峽西)성 화산 북봉 정상에서 2006 한.중 아마추어 바둑 교류전 특별 이벤트로 벌어진 친선 대국에서 216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을 거뒀다.
지난 1997년 롯데배 이후 9년 만의 맞대결에서 승리한 조훈현 9단은 네웨이펑 9단과 통산 상대전적에서도 10승5패의 우위를 지켰다.
이날 대국은 타이틀 매치가 아닌 친선 대국이라서 축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중국의 5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히는 화산의 북봉 최정상에 마련된 특별 대국장에서 오전 9시에 시작된 대국은 개인당 제한시간 1시간 15분으로 초 읽기도 없이 `타임아웃제’로 끝나는 속기 대결이었다.
산시성의 바둑 애호가들은 물론 수많은 등산객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대국에서 조 9단은 특유의 속력 행마로 후반부터 주도권을 장악한 뒤 불과 2시간여 만에 네 9단의 항서를 받았다.
일찌감치 대국을 끝낸 조 9단은 아마추어 선수들의 대국을 지켜보다 중국팬들에게 둘러 쌓여 1시간여 동안 사인회와 사진 촬영에 응하기도 했다.
조훈현-네웨이펑의 특별 대국과 함께 진행된 한.중 아마추어 교류전에서는 양팀이 2승2패를 기록했으나 주장전에서 승리한 한국이 규정에 따라 우승컵을 차지했다.
4장으로 나선 박정섭 5단은 중국의 랭킹 4위 후리칭 5단에게 가장 먼저 불계승을 거뒀으나 3장 우동하 6단과 2장 온승훈 7단이 잇따라 패해 한국은 1승2패로 밀렸다.
그러나 마지막 1국까지 투혼을 발휘한 주장 서유태 6단이 중국의 랭킹 1위 당이 6단을 흑 두집 반으로 제압, 한국은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한편 이날 대국이 끝나고 시상식이 열릴 때 한국 관광객 30여명이 우연히 들러 대∼한민국을 외치며 한국 팀의 승리를 축하했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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