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에리 앙리(오른쪽)와 프랑크 리베리(왼쪽) 등 프랑스 선수들이 쐐기골을 터뜨린 시드니 고부(가운데)를 향해 달려가며 환호하고 있다.
‘두 달 전에 이렇게 했었다면….’
독일월드컵 결승 매치업의 재대결로 펼쳐진 유로2008(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 B조예선 경기에서 ‘레블뢰’ 프랑스가 ‘아주리군단’ 이탈리아를 3-1로 완파하고 월드컵 결승에서 당한 승부차기 패배의 빚을 조금이나마 갚았다. 루이 사아 대신으로 선발 출장한 시드니 고부가 결승골과 쐐기골을 터뜨렸고 티에리 앙리이 한 골을 보태 ‘빗장수비’ 이탈리아에게 시원하게 설욕했다. 월드컵 우승후 떠나간 마르첼로 리피 감독의 지휘봉을 넘겨받은 로베르토 도나도니 감독은 이로써 대표팀 감독으로 치른 3경기에서 1무2패의 참담한 스타트를 끊었다.
6일 파리 생드니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월드컵 결승 분패를 설욕하기 위해 나선 프랑스는 홈팬들의 열화같은 성원을 등에 업고 경기시작 2분만에 고부가 선취골을 뽑아내 일치감치 기세를 제압한 뒤 17분 앙리가 자신의 A매치 37번째 골을 뽑아내 2-0으로 앞서가며 초반에 승기를 잡았다. 반격에 나선 이탈리아는 3분 뒤인 20분 알베르토 질라르디노가 한 골을 만회해 추격의 희망을 살리는 듯 했으나 프랑스는 후반 10분 고부가 윌리 사뇰의 크로스를 받아 장거리 헤딩슛으로 승부의 저울추를 완전히 돌려놓고 아주리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승리로 B조에서 2연승을 기록한 프랑스는 스코틀랜드(2승)에 골득실차에서 뒤진 2위로 올라섰으며 1무1패가 된 이탈리아는 조 6위로 곤두박질, 월드컵 챔피언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경기후 프랑스의 레이몽 도메네크 감독은 “퍼펙트매치가 있다면 공격할 때마다 득점하고 수비에선 한 번도 위기를 맞지 않는 것일 것”이라며 “오늘 우리는 퍼펙트매치에서 그다지 멀지않은 경기를 했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프랑스팬들은 경기전 이탈리아 국가가 연주될 때 야유를 보내기도 했고 승리가 다가온 후반 종반에는 지네딘 지단의 애칭인 “지주, 지주(ZiZou, ZiZou)”를 연호하며 은퇴한 영웅을 기리기도 했다. 월드컵 결승에서 지단의 박치기 사건을 유발했던 이탈리아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는 그 사건으로 인한 출장정지 징계로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승부는 초반에 프랑스쪽으로 기울었다. 앙리가 왼쪽으로 내준 볼을 윌리엄 갈라스가 예리한 크로스로 올리자 뛰어들던 고부가 강력한 발리슛으로 잔루이지 부폰이 버틴 이탈리아 네트를 갈랐다. 고부는 이날 스타터인 사아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대타로 나서 선취골과 쐐기골을 뽑는 맹활약으로 이날의 영웅이 됐다.
이탈리아는 5분 지안루카 잠브로타의 위협적인 슛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으나 그 외에는 별다른 찬스를 잡지 못한 채 밀려가다 17분 앙리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플로랑 말루다의 강력한 슛을 부폰이 간신히 막아냈으나 앙리가 사각에서 재차 오른발 슛으로 이탈리아 골문을 연 것. 이탈리아는 20분 안드레아 피를로의 프리킥을 질라르디노가 헤딩으로 꽂아 한 골차로 따라갔으나 후반 10분 고부에게 결정타를 얻어맞고 무릎을 꿇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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