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양측 8백여 시위대 성토집회, 가두행진 벌여
경찰충돌, 체포, 기물파괴 등 불상사 한 건도 없어
AFL-CIO 간부, “한국의 형제·자매와 함께 투쟁하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의 공식 개막에 맞춰 이에 항의하는 한미 양측 노동·인권·환경 단체 회원 등 8백여명이 6일 낮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대규모 합동시위를 벌였으나 경찰과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끝났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를 중심으로 한국 및 LA·뉴욕 등지에서 온 원정시위대 1백여명과 전미 산별노조총연맹(AFL-CIO) 소속 미국인 노조원들은 이날 정오 경 웨스트레익 팍에 집결, FTA 협상을 즉각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대형 태극기와 함께 전국 여성농민회 총연합회,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 깃발을 앞세운 시위대는 호루라기를 불고 꽹과리와 북을 울리며 기세를 올리자 미국의 서부 항만노조·우편노조·국제운송노조 소속 노조원들도 이들에 합세, 연대의식을 과시했다.
FTA는 노동자와 농민들에게 큰 피해를 가져다 준다며 강력한 반대의사를 밝힌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도 흰색 한복 두루마기 차림으로 시위에 동참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FTA가 한미 양국의 노동자와 농민에게 고통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양국 노동자들이 단결해 이를 반드시 저지하자고 다짐했고 일부 미국인 시위자들은 한국말로 ‘투쟁’을 외치며 한국 시위대를 성원했다.
AFL-CIO 국제협력위원회 소속의 맥스 베키치는 한국노동자들을 압박하는 FTA협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한국의 형제, 자매들과 함께 투쟁해 나가자”고 제의했다. 다른 미국노조 대표들도 FTA는 한국노동자 뿐만 아니라 미국인의 삶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며 다국적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대신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뺏는다고 주장했다.
범국본 소속의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대표는 미국의 노동자들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이후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인류의 정의를 위해서도 현재 협상중인 FTA 체결을 봉쇄하자고 호소했다.
시위대는 성토집회에 이어 웨스트레이크 팍을 출발, 5 Ave.와 파이크 St.을 거쳐 회담장소인 역사산업박물관(MOHI)에 이르는 lkm 정도의 도로에서 한시간 가량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미국과 한국의 민중이 단결하여 FTA 막아내자’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을 앞세우고 ‘기업의 탐욕을 중단하라’ ‘교육이나 건강은 판매대상이 아니다’ 는 등의 다양한 피켓을 들고 FTA 협상을 성토했다.
이들은 선두에 나선 한국원정대가 꽹과리와 북을 울리며 분위기를 고조시킨 가운데 ‘No, No FTA’ ‘Down Down FTA’등의 구호를 연호했으며 특히, 회담장인 MOHI 앞에 도달하자 도로에 일제히 누워 잠시 농성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또 협상 대표단에게 들으라는 듯이 확성기까지 동원, FTA에 반대하는 자신들의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편,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시애틀경찰국은 모터사이클과 자전거 순찰대원은 물론 기마경찰에 이르기까지 1백여명의 경관들을 요소 요소에 배치, 시위현장 주변을 순찰토록 했다.
하지만 경찰국과 시애틀한인회 등 관계 당국의 우려와는 달리 이날 시위대는 약속한대로 문화축제 분위기를 가미한 평화스러운 시위로 일관했으며 경찰과의 충돌이나 기물파괴 등 단 한 건의 불상사도 발생하지 않았다.
시위대는 이날 저녁 6시 반 웨스트레이크 팍에 150여 명이 모인 가운데 FTA에 반대하는 촛불시위를 벌였다. 미국인 노동자 30여명도 합세한 이 촛불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노동자를 위한 시 낭송과 함께 노래를 합창하기도 했다.
이날 시위에는 시애틀한인회 등 한인단체 관계자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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