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25분 왼발슛 결승골… 올 시즌 1골 2도움

’스나이퍼’ 설기현(27.레딩FC)이 마침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터트렸다.

설기현은 16일(한국시간) 밤 영국 셰필드 브래몰 레인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06-2007 프리미어리그 5차전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 오른쪽 윙 포워드로 5경기 연속 선발출전해 1-0으로 이기고 있던 전반 25분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트린 뒤 후반 21분 브린야르 군나르손과 교체됐다.



이로써 설기현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레딩FC로 이적한 뒤 5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트리면서 본격적인 골 사냥에 시동을 걸었고, 시즌 개막 이후 5경기에서 1골 2도움의 ‘특급 고공비행’을 이어 나갔다.

이날 레딩은 전반 11초 만에 터진 케빈 도일의 벼락같은 선제골과 전반 25분 설기현의 결승골을 앞세워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고 후반 16분 셰필드의 스트라이커 헐스에게 1골을 내줘 2-1로 이겼다. 레딩의 올 시즌 첫 원정경기 승리이자 기분 좋은 2연승.

원정경기 승리에 목마른 레딩을 위한 날이었다. 셰필드의 주전 골 키퍼가 갑자기 빠진 행운을 안고 경기에 나선 레딩은 킥오프와 함께 중앙선에서 보비 콘베이가 찔러준 패스를 이어받은 도일이 수비수 두 명을 뚫고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전반 11초에 선제골을 뽑아내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도일의 ‘번개골’에 탄력을 붙인 것은 설기현. 설기현은 전반 7분 콘베이의 왼쪽코너킥이 수비수 맞고 흐르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가벼운 속임수로 수비수를 따돌린 뒤 오른발 캐넌슛을 날렸지만 몸을 날린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레딩은 이어 전반 16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쏘아 올린 제임스 하퍼의 슈팅이왼쪽 골대를 맞고 나오는 아쉬움 속에 추가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순간 설기현이 레딩의 추가골 해결사로 나섰다. 설기현은 전반 25분 페널티지역정면에서 레로이 리타가 살짝 내준 볼을 이어받아 상대 수비수 한 명을 재치있게 따돌린 뒤 아크 정면에서 왼발 슈팅으로 셰필드의 왼쪽 골그물을 세차게 흔들었다.

올해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해 그라운드를 누빈지 345분 만에 터진 값진 데뷔골로최근 발목 수술을 받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교체멤버로 잠시 빠진 이영표(토튼햄)의 부진에 힘이 빠져있는 국내 축구팬들에게 활력소가 되기에 충분했다.

후반 들어 공격의 템포를 늦춘 레딩은 후반 16분 골 지역 오른쪽까지 파고든 셰필드의 스트라이커 헐스에게 추격 골을 내주면서 잠시 위기를 맞았다.

세필드에 일격을 당한 레딩은 수비강화 차원에서 설기현을 쉬게 하고 군나르손을 투입했다. 설기현은 셰필드 전을 포함해 3경기 연속 후반 교체아웃됐다.

레딩은 후반 막판 셰필드의 교체멤버로 들어온 케이트 길레스피에게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하는 등 궁지에 몰렸지만 막판까지 골문을 잘 지켜내면서 2-1 승리를 지켰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