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손가락이 건반위에서 춤을 추자 이윽고 장내는 침묵 속에 잠겼다.
왁자지껄 떠들던 학생들은 ‘어, 장난이 아닌데’라는 표정을 지으며 이내 그가 말아내는 음율로 빨려들어갔다.
세계적인 한인 피아니스트 알핀 홍이 한인 후배들이 많이 재학중인 라스 콜리나스의 명문 ‘노스힐 스쿨’을 찾아가 4일 마련한 즉석 특강은 시종 이런 분위기였다. 알핀은 이날 엔터테이너로서 자신의 자질과 성공 가능성을 입증해 보였다.
3일 이뤄진 어빙 아트홀 공연차 달라스를 찾은 알핀은 조진태 박사의 주선으로 이날 노스힐 스쿨을 방문, 스쿨밴드실에서 올망졸망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후배들에게 ‘피아노란 이런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100여명의 학생들은 때론 진지함으로, 때론 박장대소로 화답하며 알핀이 쉽게 풀어주는 ‘피아노 담론’을 경청했다.
특히 그가 페달사용법과 감정처리법을 이야기하며 ‘스타워스’나 ‘스폰지밥’ 삽입곡을 연주할 때는 장내는 온통 환호성으로 뒤범벅됐다.
알핀은 이날 피아노에 대해서만 말하는게 아니었다. 자신의 성장과정과 그속에서 겪었던 경험을 학생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이로써 학생들은 알핀과 자신을 ‘서로 비슷한 존재’로 느끼며 그의 이야기 더욱 깊게 빠져드는 듯 했다.
딱딱하고 어려워 보이는 강의내용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알핀은 훌륭한 연주자이자 교육자였다.
<김영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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