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물부족에 가격 비싸 자영업 시작 엄두도 못 내
E2비자 본국인 투자 붐…업소매입 하늘의 별 따기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그로서리를 운영하다 지난해 봄 이사쿠아로 이주해 온 윤 모(45)씨는 1년 반을 허송하며 속을 태우고있다. 보다 나은 자녀교육과 비즈니스를 찾아 옮겨왔으나 비즈니스 가격이 엄청 뛰어올라 선뜻 잡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버린 것이다.
윤씨는 웬만한 비즈니스 가격이 20만 달러를 홋가하는데다 막상 이를 구입해도 페이먼트를 하고 나면 손에 쥘 수 있는 수익이 별로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E2비자로 비즈니스를 하려는 본국인들이 몰리는 바람에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는 얘기를 듣고 난 뒤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다면서 “그동안 모아놓은 돈을 더 까먹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비즈니스를 잡아야 하는데 걱정이 태산”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수익이 떨어지는 비즈니스를 6개월 전에 처분한 뒤 식당을 열기 위해 뛰어다니는 김 모(43)씨의 경우도 마찬가지. 김씨는 당초 중국식당을 찾다가 여의치 않아 테리야키 식당을 알아보고 있으나 대부분 높은 매입가격에 비해 수익구조가 떨어져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최근 레드먼드에 괜찮은 테리야키 식당 매물이 나와 가계약을 맺은 뒤 매상체크를 하는 등 자세히 속내를 들여다봤더니 임대료가 무려 1,000달러나 오르게 돼 있는 등 불리한 조건이 많아 계약을 포기했다. 그는 비즈니스 가격이 오른 것도 문제지만 그에 상응할 만큼 수익성이 견실하지 못한 데 더 실망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렌튼에서 그로서리가 딸린 주유소를 운영하는 이 모(48)씨는 모텔 등 다른 비즈니스를 해보려고 부동산 중개인에게 알아보고는 깜짝 놀랐다. 자기가 5년 전 주유소를 구입할 때와는 달리 엄청나게 가격이 뛴 것이었다. 이씨는 월 7만 달러 가까이 매상이 오르는 주유소를 운영하면서 돈은 그럭저럭 모은 편이지만 이 업종에 신물이 나서 다른 비즈니스로 바꿔보려다 생각을 접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스몰 비즈니스 가격이 뛰어오르면서 한인사회에 일종의 공황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E2비자를 받고 들어오려는 본국인 때문에 수요가 크게 늘어나 비즈니스를 시작하거나 업종을 전환하려는 현지 한인들이 크게 애를 먹고 있다.
통상 테리야키 식당의 경우 가격이 매상의 200배인데 최근 들어 220배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또 수익은 떨어지더라도 부동산 가격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모텔 등 프로퍼티가 있는 비즈니스를 찾는 사람도 급증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지는 이유는 환율이 유리해진 한국과 캐나다 쪽에서 서북미 지역에 E2 비즈니스를 물색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늘어난 반면 현지의 비즈니스 매물은 태부족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투자이민 알선업체들이 미국의 전문 변호사들까지 직접 고용해가며 E2비자 발급 신청을 돕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비즈니스의 수요는 늘고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자영업을 통한 한인들의 아메리칸 드림 실현이 그만큼 어려워질 전망이다.
/조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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