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소홀로 아이맥스 상영관 시사회 무산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눈의 여왕’(극본 김은희ㆍ윤은경, 연출 이형민) 제작발표회가 2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화려하게 열렸으나 제작사의 준비 소홀로 예정됐던 아이맥스 상영관에서의 시사회가 무산되는 등 큰 오점을 남겼다.
특히 ‘눈의 여왕’은 톱스타 현빈ㆍ성유리가 주연을 맡은데다, 히트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이형민 PD가 연출을 맡고, ‘겨울연가’의 김은희ㆍ윤은경 작가가 집필하는 화제작이라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일본 등 해외에서도 취재진이 몰려왔기 때문에 국제적 망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날 행사를 실질적으로 진행한 곳은 ‘봄의 왈츠’ 등을 제작한 외주제작사 윤스칼라. 이 회사는 이날 행사를 용산CGV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오후 2시부터 시작한다고 미리 공지했다.
주연 배우들이 20분 늦게 현장에 도착한 가운데 간략한 무대 인사와 포토타임이 이어졌다. 예정대로라면 곧바로 시사회가 이어져야 했지만 20여 분이 흘러도 스크린에는 정상 화면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제작진의 한 관계자가 무대 앞으로 나와 5분 만 기다려 달라. 음향 시설을 정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상영 지연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알리지 않았으며 별다른 사과도 없었다.
또 30여 분이 흘렀지만 여전히 화면은 정상적으로 준비되지 않았다. 결국 박인택 윤스칼라 대표가 다시 무대에 올라 아이맥스 상영관에서는 시사회 진행이 불가능하니 일반 시사회가 진행 중인 옆 상영관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이처럼 아이맥스 상영관에서의 시사회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방송용 편집기와 아이맥스 상영관 편집기의 연결에 기계적인 문제가 생겼기 때문. 더욱이 제작사는 사전에 이에 대한 점검을 미리 하지 않아 현장에서는 제작사의 준비 소홀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박대표는 아이맥스 상영관에서도 우리가 촬영한 HD 영상을 정상적으로 상영할 수 있다는 극장 측 말만 믿고 미리 테스트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사고’가 발생한 상영관은 아이맥스 상영관 뿐이 아니었다. 일반인을 상대로 진행되던 인근 상영관에서도 음향과 영상이 제대로 맞지 않았고, 시사 도중 화면이 간헐적으로 끊어지는 문제가 생겼다.
결국 시사회가 끝나기도 전에 제작진이 무대에 올라 기계적인 문제가 생겼다. 남은 부분은 집에서 TV로 시청해달라고 관객들을 내보내며 사고를 서둘러 ‘수습’했다.
이 같은 어설픈 진행은 이어진 출연진의 인터뷰 때도 계속됐다. 제작진은 시사회 후로 예정된 인터뷰를 앞당겨 시사회와 인터뷰를 동시에 진행하기로 결정한 후 취재진에게 두 행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것을 요청했다.
근처 음식점에서 진행된 인터뷰도 갑작스럽게 마련된 바람에 아수라장을 방불케했다. 취재진이 많이 온데다 식당 밖에는 팬들까지 몰려 출연진의 목소리는 이런 소란함에 묻혀 거의 들리지 않는 상황이 됐다.
한 연기자는 준비가 너무 덜 된 상황에서 갑자기 인터뷰를 해서 짜증이 난다고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이형민 PD는 2004년 ‘미안하다, 사랑한다’ 제작발표회에서도 극장 시스템과 드라마 녹화 테이프가 기계적 오류를 일으켜 시사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사건’을 겪은 바 있다. 이후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동시에 호평을 받는 등 성공했지만 이번에도 또 비슷한 ‘불운’을 겪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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