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트가 독특한 수영복 차림으로 폼을 재며 개천가를 걷고 있다.
콧수염, 꺾어진 영어…‘내 멋대로’TV기자
영국 인기 코미디언 사차 배론 코엔 주연
조국과 미국 풍자… 배꼽 잡는 로드무비
구역질 나고 상스럽고 천박하고 냄새가 나는데도 시종일관 배꼽 빠질 정도로 우스운 유사기록영화식 풍자코미디다. 이렇게 실컷 웃어본 영화도 보기 드문데 너무나도 기상천외하고 해괴망측한 아이디어와 저속함에 열린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
‘위대한 카자흐스탄 국가를 위한 미국문화 수업’(Cultural Learnings of America for Make Benefit Glorlous Nation of Kazakhstan)이라는 긴 부제를 가졌다. 영국의 유명 코미디언 사차 배론 코엔이 주연하는데 콧수염을 한 그가 카자흐스탄의 TV 기자로 나와 꺾어진 영어를 쓰면서 조국과 미국의 모든 것에 오물을 뒤집어 씌워 가며 풍자하는 로드무비이다. HBO가 방영하는 TV쇼 ‘다 알리 G’로 미국팬에게 알려진 코엔은 옥스포드를 나온 유대인인데 영화 첫 부분에서 유대인을 황금알을 낳는 돈벌레로 묘사하는 장면이 있다.
영화는 카자흐스탄에서 여섯번째로 훌륭한 기자인 보라트가 카메라를 바라보면서 깡촌 자기 고향마을을 소개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보라트는 동네 금발여인과 짙은 키스를 한 뒤 이 여자가 내 동생인데 카자흐스탄에서 최고의 창녀라고 소개한다. 이어 보라트는 트렁크에 닭을 넣은뒤 뚱뚱한 TV 제작자 아자마트(켄 데이비티안)와 함께 미국문화와 풍습을 배우기 위해 뉴욕에 온다. 그가 맨해턴 거리에서 하는 행위는 차마 필설로 표현하기가 거북한데 이 영화가 더욱 재미 있는 사실은 보라트가 인터뷰를 하는 많은 미국인들이 그를 진짜로 카자흐스탄의 기자로 알고 있다는 점.
보라트는 이어 자기가 사랑하는 파멜라 앤더슨(그녀가 직접 나온다)을 만나기 위해 아자마트와 함께 600달러 짜리 고물차를 몰고 캘리포니아로 향한다. 이후 영화는 일련의 삽화식으로 진행되는데 이 여정에서 보라트가 온갖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들과 상호관계를 맺는 장면들이 포복절도할만큼 우습다. 특히 그가 버지니아의 로데오에 외국 귀빈으로 참가하는 부분이 일품. 카우보이 복장을 한 보라트가 관객들에게 “조지 부시가 이라크의 모든 남자와 여자와 아이들의 피를 마시도록 기원한다”라며 기원하는데 이런 극단적인 발언에 이 동네 보수적 시민들마저 거북해 하면서 박수를 친다. 그리고 보라트와 아자마트는 도중에 호텔에서 나체로 레슬링식 격투(이 장면은 차마 눈 뜨고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야하다)를 벌인 뒤 헤어지고 보라트 혼자 히치하이킹으로 캘리포니아에 도착한다.
보라트의 도전적 질문에 충격과 당황의 반응을 보이는 미시민들의 모습이 재미있는데 그들의 답변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미국인들의 편견 등이 가차 없이 폭로된다. 멍청이 보라트가 무슨 짓과 소리를 해도 밉지 않은 것은 그가 순진하고 상냥하기 때문. 이런 모습을 코엔이 절묘한 타이밍과 즉흥적 연기로 해낸다.
한편 카자흐스탄은 이 영화로 국가 이미지가 훼손될 것이 두려워 최근 자국대통령이 부시를 방문했을때 미 신문과 TV에 영화와 현실과는 다르다는 광고를 냈다. 래리 찰스감독. R. Fox.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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