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되고 지적인 뮤지컬로 호평받고 있는 ‘스펠링 비’. 뒷줄 가운데 7번이 한인우등생 마시 박이다.
화제의 뮤지컬 ‘스펠링 비’
입양아 출신 한인 주인공 열연
관객이 극중 스펠링대회 출연도
19~31일 OC 퍼포밍아츠센터 공연
이 단어의 정의는 한인 우등생을 주인공으로 삼은 토니상 수상 뮤지컬입니다. 철자가 무엇일까요?
화제의 브로드웨이 뮤지컬 ‘제25회 풋남 카운티 스펠링 비’(The 25th Annual Putnam County Spelling Bee)가 오는 19일부터 31일까지 오렌지카운티 퍼포밍아츠 센터(600 Town Center Dr. 코스타메사) 시거스트롬 홀에서 공연된다.
스펠링 대회를 소재로 다뤘을 뿐 아니라 실제로 대회의 형식을 따른 뮤지컬 ‘스펠링 비’는 거친 경쟁세계에 입문하는 어색한 사춘기 아이들의 이야기를 익살스런 노래와 재치 있는 대화로 부드럽게 풍자한다. 마시 박이라는 너무나도 완벽한 한인 우등생, 전년 대회에서 땅콩 앨러지 때문에 탈락한 윌리엄, 혀가 짧은 로게인, 똑똑하지 않지만 운이 좋은 리프, 전년 대회 챔피언이지만 최악의 순간에 사춘기가 발동하는 칩, 참가료를 못낸 인도계 이민학생 올리브 등 6명의 등장 인물들은 결국 이기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지더라도 패자가 아니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마시의 역은 오리지널 브로드웨이에서 한인 입양아 출신 데보라 크레익(한국명 우연정)이 초연해 지금도 뉴욕에서 연기하고 있으며 이번 남가주 공연에서는 뉴욕에서 활약하는 또 다른 입양 한인 케이티 보런이 마시로 열연한다. 이타카 칼리지에서 뮤지컬 연극을 전공한 보런은 ‘미스 사이공’ 전국 투어를 다닌 바 있으며 그 외 ‘캣츠’와 ‘펜잰스의 해적’ 등에서 공연했다.
극 중에서 마시는 ‘6개 언어를 해요’라는 노래에서 올 아메리칸 하키, 럭비선수이자 쇼팽과 모차르트를 여러 악기로 연주할 수 있는, 클래스에서 가장 날씬한 팔방미인으로 나오는데 하루 3시간밖에 잘 수 없는 완벽의 폭정에 대해 호소한다. 마시는 마침 무대에 나타난 예수님으로부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허락을 받고나서 철자를 틀린다.
스펠링 비의 특징은 또 관객이 참여하는 작품이라는 것. 매일 밤 공연에 앞서 스펠링 대회 참가자로 무대에 오를 지원자 4명을 선발하는데 극장 로비에서 이를 신청할 수 있다. 등장인물로 뽑힌 4명은 교감 판치를 연기하는 제임스 칼로부터 무대 지시에 대해 지도를 받게 된다. 정말로 스펠링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주어지는데 극중 스펠링 대회에서 철자를 맞추면 무대에 계속 남아있고 틀리면 퇴장한다.
따라서 공연 초기에는 모험이 따르기도 했다. 하루는 뽑힌 관객 배우 중 한명이 술에 취해 마음대로 무대 위에 돌아다니거나 노래를 부르고 있는 배우에 말을 걸기도 했고 스펠링을 맞출 때마다 닌자처럼 무술 흉내를 내기도 했다. 다행히 출제 사회자를 맡은 배우가 이에 대비해 아주 어려운 스펠링 문제들을 준비해 놓아 5분만에 문제없이 퇴장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사실 스펠링의 귀재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관객 배우들은 뮤지컬 중간 부분까지 퇴장하고 만다. 제작진은 그러나 관객 참여가 제4의 벽을 허물고 각본으로 제한되지 않는 신선한 요소를 가져다주어 뮤지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본래 2002년 초라한 극장에서 ‘C-R-E-P-U-S-U-L-E’라는 제목의 코미디 즉흥연극으로 태어난 스펠링 비는 호화스러운 전형적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아니지만 간단하면서도 세련되고 대중적이면서도 지적인 뮤지컬로 인정받아 뉴욕타임스, 월스트릿 저널, 워싱턴포스트 등의 비평가들로부터 애정이 넘치는 독창적인 뮤지컬이라는 열띤 호평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곧 공연이 시작될 예정인 스펠링 비는 토니상 수상자 윌리엄 핀(‘팔세토’ ‘뉴 브레인’)이 작사·작곡하고 제임스 러핀이 감독을 맡았으며 2005년 토니 극본상과 남우조연을 수상했다.
공연 시간은 19일부터 31일까지 화~금요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2시와 7시30분, 일요일 오후 1시와 6시30분이며 티켓은 20~70달러로 전화 (714)556-2787, 온라인(www.ocpac.org), 또는 센터 박스오피스(오전 10시~오후 6시)에서 구입할 수 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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