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 전화번호를 좀 알고 싶어서요”
“혹시… 가격도 아시나요?”
“어디에 가면 그 기계를 볼 수 있을까요?”
뜨거운 반응이었다. 문의전화가 이어졌고 기자에게 조금이라도 더 정보를 얻기 위해 조심스레 질문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바로 몇 주전‘자판기 사업’기사를 쓰고 난 뒤다.
카페, 99센트 스토어, 리커스토어, 비디오샵, 주유소, 편의점, 코인 런드리샵 등 다양한 업종의 종사자들이 전화를 걸어왔다. 모두들 이유는 비슷했다.“돈을 벌기 위해서”다.
자리는 있는데 무엇을 덧붙이면 매상이 늘어날까 늘 고민이란다. 작은 목돈이 생겼는데 어디에 투자를 하면 더 큰 돈이 될까 생각중이라는 사람도 있었다. 어떤 젊은 남자는 아내의 소일거리로 자판기 사업을 고려중이었고 또 다른 젊은이는 시간이 지나면 닳아버리는‘새 차’대신 또 다른 수입을 창출하는‘자판기’로 관심을 돌리고 있었다.
이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현재 한인타운에는‘무점포’‘저자본’‘고수익’을 앞세운 다양한 종류의 자판기가 등장했다. 동전을 넣고 커피나 과자, 음료 등을 꺼내 먹던 시절은 지났다. 지금 막 출시된 DVD를 회사 건물 1층에 설치된 자판기에서 대여하고, 디지털 카메라의 사진을 자판기를 통해 스티커 사진으로 프린트 해낸다. 특수 제작된 용기에 라면이 끓여져서 나오고 손톱을 꾸미는 네일아트도 자판기 기계를 통해서 가능해졌다.
비즈니스 형태도 다양화됐다. 단순히 자판기를 사서 자신의 일터에 놓는 방식이 아니다. 사업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도록 렌트를 먼저 해준다. 자판기 한 대 가격을 지불하면 회사측이 임대장소 섭외 및 관리까지 다 해주는 사업 모델도 있다. 일종의 ‘자판기 투자’다. 그래서인지 이 업체에는 전체 상담자의 80%가 자신의 비즈니스는 없지만 작은 목돈을 활용하고 싶다며 찾아온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렇다면‘무점포’‘저자본’만 있으면‘고수익’이 가능한 것일까. 관계자들은 자판기 사업 역시 아이템과 장소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뿐만 아니라 임대 계약시 일정 부분의 매출이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자판기를 회수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삽입, 자판기 사업자가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만들어놓는 것도 지혜다.
타운 곳곳에서는“장사가 안 된다”“어디 돈 벌 방법 없느냐”며 한숨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는 끊임없이‘불황타개’‘틈새공략’을 목표로 바쁘게 뛰는 이들도 있다. 사무실로 전화를 했던 이들에게“자판기로 돈 많이 벌면 전화 다시 주세요. 성공 노하우로 다 같이 부자 되면 좋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들과 다시 통화하게 될 날을 기대한다.
<김동희>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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