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UC버클리서
’하나코는 없다’를 번역한 브루스 풀튼(Bruce Fulton)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UBC) 교수와 원작자 최윤 소설가가 창조와 재창조(Creation and Re-Creation)를 주제로 지난 8일 UC버클리 한국학센터에서 강연회를 가졌다.
이날 최윤 작가는 순수=사회적 관심이라며 사회적 문제의 문학화를 정당화했다. 또 ‘하나코는 없다’는 한국문화, 역사의 범주와 작가 주변 페미니즘 그룹과의 연관성을 갖는다며 굳어진 문화의 각질, 위선의 문제를 다뤘다고 말했다. 주인공 하나코라는 1인칭 화자를 통해 남자에게 보여진 여성의 환상과 오해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최윤 교수는 역사와 문학의 무게를 공존시키는 자신을 일컬어 ‘자궁 달린 남자’라 지칭한다며 ‘하나코는 없다’는 여성과 남성의 양 시각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최윤과 브루스 풀튼 교수는 문학작품 번역은 원작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작업이라는 점도 무시할 순 없지만 독창적인 창조물로서 생명을 가지며 원작과 다른 방법으로 해석된다는 이슈에 관해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최윤 소설가는 ‘회색눈사람’으로 92년 동인문학상을, ‘하나코는 없다’로 94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서강대 불문과 교수이기도 한 최윤 작가는 1988년 ‘저기 소리없이 꽃잎이 지고’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그의 작품은 영어, 불어로 번역된 바 있다. 그는 굵직한 주제의식, 새로운 형식미, 지적이면서 감성이 짙게 배어 있는 독특한 문체로 한국문단의 텃밭을 가꾸어가고 있다. 그는 고뇌하는 정치인이나 고통중에 있는 노동자들과 같은,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주인공들을 통해 한국현대역사를 접근하고 있다.
브루스 풀톤 교수는 민영빈 시사영어사 회장과 함께 UBC아시아학과의 한국문학부분의 번역을 맡고 있다. 그는 서울대에서 황순원 단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날 강연회에 참석한 유민정(하버드대 한국문학 석사과정 졸업, UC버클리 영문학 박사과정중) , 이숙영(UC버클리 영문학 박사과정중)씨는 어려서 미국에 왔지만 한국 소설작품을 꾸준히 읽어왔다며 번역된 한국작가의 작품을 미국에서 대하는 것은 설레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최윤 작가의 작품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브루스 풀튼이 번역한 책과 원작을 비교해 보겠다고 말했다.
<신영주 기자> yj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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