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06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계속해서 끊임없이 돌아가는 스포츠계에서 시작과 끝을 구분하기는 힘들지만 한 해를 정리한다는 점에서 올해를 장식한 스포츠계의 빅뉴스들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2006년 세계와 한국 스포츠계를 뜨겁게 달궜던 주요 뉴스들을 시리즈로 살펴본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세계 4강의 신화를 만들어낸 한국축구로서는 2006 독일월드컵이 세계 축구계에 2002년의 성과가 안방텃세에 힘입은 ‘원타임 원더(One-time wonder)’가 아니었음을 입증해야할 무대였다. 1차목표는 2연속 월드컵 16강 진출. 하지만 원대한 꿈을 안고 독일로 날아갔던 한국축구는 목표달성을 눈앞에 두고 고배를 마셨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토고에 2-1 역전승을 거둬 월드컵 도전사 최초의 원정승을 따내고 이어 결과적인 준우승팀인 프랑스와 1-1로 비기는 등 선전했음에도 불구, 최종 스위스전에서 주심의 석연치않은 판정에 울며 0-2로 뼈아픈 패배를 당해 16강 진출에 실패함으로써 절반의 성공에 만족해야 했다.
월드컵 패권은 통산 4번째로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에 돌아갔다. 난공불락의 ‘카테나치오(빗장수비)’를 앞세운 이탈리아는 초반 스타트가 그다지 시원치 못했으나 호주와의 16강전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호주에 경기종료 직전 얻은 석연치 않은 페널티킥으로 1-0으로 승리하는 행운을 얻은 뒤 8강전에서 우크라이나를 3-0으로 가볍게 완파하고 4강에 올라 개최국 독일과 연장 혈전 끝에 종료 1분30초를 남기고 잇달아 2골을 뽑아내는 기적을 연출하며 결승에 뛰어올랐다.
<월드컵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는‘아주리군단’캡틴 파비오 칸나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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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을 놓고 격돌한 상대는 ‘마에스트로’ 지네딘 지단이 이끈 ‘이트사커군단’ 프랑스. 프랑스는 대회 조별리그에서 스위스, 한국과 잇달아 비기며 ‘늙은 수탉’이라는 조소를 받기도 했으나 토고를 2-0으로 꺾고 16강에 오른 후에는 결승을 향해 거침없는 진군을 했다. 8강전에선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브라질을 티에리 앙리의 한 방으로 무너뜨린 데 이어 포르투갈을 누르고 결승에 올라 이탈리아와 충돌했다. 그리고 이 경기에선 월드컵 역사에서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박치기 사건’이 등장했다. 1-1이던 연장 6분 이탈리아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의 모욕에 격분한 지단이 느닷없는 박차기로 마테라치를 공격, 쓰러뜨린 뒤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해 생애 마지막 경기를 불명예스럽게 마감한 것. 승부는 승부차기에서 이탈리아가 5-3으로 승리하고 월드컵을 치켜들었으나 이 결승전은 결과보다‘박치기 사건’으로 팬들의 뇌리에 영원히 남게 됐다.
“머리를 쓰라”고 했을 땐 이런 뜻이 아니었다
<지단(왼쪽)의 박치기에 쓰러진 이탈리아 수비수 마테라치가 괴로워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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