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예수님은...
하나님은 정말 계시는 걸까? 3시간 반 동안 식당에서 일해 18불을 벌은 김집사는 추적추적 내리는 빗길을 걸으며 생각했다.
4개월만 부으면 만기가 될 4만불짜리 곗돈도 졸지에 떼이고, 2살 5살 난 두 딸아이를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 무정한 남편도 이렇게 크리스마스가 때면 생각난다. 한달한달 살아가는 것, 아이들이 스스로 커가는 것이 정말 기적같다.
두눈에 젖어드는 눈물을 감추며 모퉁이를 돌아서는데 가끔 식당에서 남은 음식을 가지고 오다가 건네주었던 거지 노인이 저만치서 사람들에게 노란 찹쌀떡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하나님 내 눈이 보여요, 소리가 들려요라고 말했다. 순간 김집사의 몸에 이상한 일이 생겼다. 걱정도 슬픔도 분노도 눈 녹듯 사라지고 완벽한 평화가 온몸으로 퍼져갔다. ‘아 하나님... 김집사가 소리치자 모든 것이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김집사 혼자 건널목에 서 있었다. 그런데 오른쪽 주머니 속에 따스한 찹쌀떡 한 개가 있었다.
올해도 예수님은 외딴 곳으로 오신다. 마음이 가난한 자를 찾아 오신다. 삶이 무거운 이들을 찾아 오신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처럼 따뜻한 이 글은 황용식, 최영근, 안규태 합동 공인회계사무실 성탄맞이 광고 글이다. 콩코드에 사는 이모씨는 이 광고를 보며 아기 예수가 왜 말구유에 뉘였는지, 고통받는 이웃들의 아픔을 왜 돌아봐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됐다며 개인주의에 갇혀 나만의 행복추구를 최고의 인생 목표로 삼는 시대에 성탄은 낮은 곳으로 내려앉은 아기 예수의 마음, 가난한 자 소외된 자 아픈 자들과 함께 하는 따뜻함이 필요한 때임을 다시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황용식 공인회계사는 크리스마스 카드와 함께 고객들에게 보내는 편지글 이라며 김집사는 힘들지만 힘든 내색하지 않고 삶을 꾸려가는 주변 싱글맘을 모델로 각색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황 회계사는 환타지가 가미되고 극적인 요소가 있지만 (이 글로) 그분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황용식 회계사무실은 2003년 ‘하나님 전상서’ 2004년 ‘국화의 크리스마스’ 2005년 ‘작은행복’이란 제목으로 마음 따뜻해지는 크리스마스 광고를 내보냈다.
(광고를 보고) 고객 아닌 분들도 전화를 걸어온다는 황 회계사는 늘 (제 자신이) 감동 먹고 있는 주변분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다고 말했다. 또 이맘 때가 되면 떠나온 충청도 고향이 몸서리치게 그리워진다며 광고에 표현된 눈덮인 충청도 산골은 고향에 대해 간직하고 있는 기억이라고 소개했다.
<신영주 기자> yj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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