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찬 (미주한국문인협회장)
오늘,
자유의 여신상 너머로
이글이글 떠오르는 2007년의 첫 해를 본다.
어제는
저 해가
2006년의 마지막을 알리며
우정의 종각 뒤로 서서히 사라지는 걸 보았지.
내 두 귀를 잡아당기며
어디까지 보이니,
서울이 보이니,
할 필요는 없어.
다 보여.
대서양도, 태평양도 그 바다 건너
곧 하나가 될, 갈라진 조국도 보여.
내 키는 훌쩍 자랐고,
백 개도 넘는 나이테를 품었어.
무성한 내 가지는 미 대륙을 덮고
내 뿌리는
하와이 사탕수수밭에서
뉴욕의 청과물상까지 닿아있어.
나는 기억하지.
김씨의 눈물과 이씨의 땀방울이
내 가는 뿌리를 적시던 것을.
내 귀에는 429폭동에서 울부짖던 박씨의 외침과
태평양을 바라보던 최씨의 한숨도
바람 속에서 들려.
나는 그런 것들을 먹고 들으며 자랐어.
내 옆구리의 불탄 흔적, 총알 자국도 그런 거야.
그러나
상처에서는 새 살이 돋고
나는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아.
그까짓 해코지로는 나를 흔들 수 없어.
그래 나는 이제 큰 나무야.
뿌리에서는 맑은 샘물이 솟아오르고
모든 사람들이 따먹을 수 있도록
달디 단 열매를 맺지.
넉넉한 그늘 아래로 찾아오는 이들에게는
솨아솨아
파도소리를 닮은 싱싱한 노래를 들려주고
내 풍성한 이파리로는
푸하하하
함께 웃음을 터트리곤 해.
나는 이 땅의 새 주인이 된 거야.
나는 이 땅을 영원히 지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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